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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할퀸 자리의 상처와 수혜 모두 유통의 몫, 최종 승자는?
코로나19가 할퀸 자리의 상처와 수혜 모두 유통의 몫, 최종 승자는?
  • 김윤희 기자
  • 승인 2020.03.10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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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급격히 냉각된 소비심리
이커머스 수요 폭증에도 실질적인 수혜자는 따로 있다

지난해 12월 말,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최초로 보고된 이후, 올해 120일 중국정부가 공식적으로 이를 인정하면서 감염증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과거 사스와 신종플루와 같은 감염병 사례를 통해 경험적으로 학습한 소비자들은 2월초부터 오프라인 매장의 방문을 꺼렸으며, 이는 즉시 매출감소로 이어지며 오프라인 유통업종의 주가에도 반영됐다.

이후 중국의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하고 국내 확산이 더뎌지자 코로나19사태가 조기에 종식될 것이라는 안도감에 소비심리는 빠르게 회복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220일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확진자가 급증하자 소비심리는 급격히 냉각됐다.

220, 31번 확진자를 시작으로 국내 상황 급반전

31번 확진자가 속해있는 특정 종교집단을 중심으로 TK지역에서 단기간 내 확진자가 급증하고 각 지역별로도 발생하자 국내에서 코로나19사태가 나한테도 영향이 미칠 수 있구나라는 불안감이 커졌다.

이에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7.3포인트 하락한 96.9포인트를 기록하며, 소비심리는 완전히 주저앉았다.

7.3포인트의 낙폭은 지난 2015년 발생한 메르스사태 이후 최대 낙폭수준이며, 3월에도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언제 종식될지 모르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또 다시 위기를 맞게 됐다.

소비자 심리지수 추이

자료: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자료: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소비심리 냉각 속 업태별로도 온도 차이는 있었다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에서도 업태별로 소비차이는 확연히 달랐다.

일단, 사람이 먹고 사는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식료품 및 생필품을 취급하는 대형마트와 근거리 쇼핑 플랫폼인 편의점은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은 외부활동을 삼가고 집 안에서의 생활을 위한 사재기에 따라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한 쇼핑이 우선 증가했다. 하지만 잇단 품절 사태와 배송 마감 등은 소비자들의 발길을 대형마트로 이끌면서 예상외로 대형마트가 수혜를 입었다.

, 근거리 쇼핑 플랫폼인 편의점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와 비교해 트래픽이 많지 않고 트래픽의 체류시간도 길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

비록 외부활동 자제로 인한 유동인구의 트래픽 감소와 재택근무 확산에 따른 오피스 트래픽이 감소했으나 마스크 등 위생용품 및 생필품 수요 증가로 인한 객단가 상승이 이를 모두 커버해 준 것이다.

이와 달리 중국과 한국의 코로나19 확산 영향을 모두 받은 면세점과 사치재를 취급하는 백화점은 여전히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23주차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대비 5.0% 증가했으며, 편의점은 코로나19에 따른 매출부진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백화점 매출은 전년대비 20.6%, 면세점은 무려 40.4% 감소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면세점의 경우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중국 내 물류 시스템이 마비되고 한중 항공기 노선 감소에 따라 춘절 이후 즉각적으로 매출이 전년대비 30~40% 감소하는 상황을 맞았다.

게다가 국내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중국인 인바운드가 크게 감소한 것도 면세점 매출 하락을 이끌었다. 방한중국인은 23주차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4% 급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매출 영향

단위: %

자료: 기획재정부
자료: 기획재정부

외부활동 자제로 인한 이커머스 수요 폭증, 여기에도 수혜 업종은 따로 있다

외부활동과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을 기피하는 현상으로 나타난 오프라인 매장 매출 부진은 상대적으로 이커머스 주문 폭증이라는 결과를 나타냈다.

다만, 모든 이커머스 사업자가 코로나19의 수혜를 입은 것은 아니다.

전반적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패션 및 잡화 중심의 이커머스 사업자들은 오프라인 사업자와 같이 매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식료품과 생필품을 주로 취급하는 대형 플랫폼(쿠팡, 마켓컬리, SSG.Com 등 대형마트 중심 온라인몰)은 코로나19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입은 이커머스 사업자의 주인공이 됐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소비자들은 외식대신 가정식 위주로 소비 패턴을 변화시키면서 필요한 식료품과 생필품을 이커머스를 통해 소비했다.

SSG닷컴에 따르면, 쓱배송 주문 마감률은 기존 평균 80% 수준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 128일 이후 93%선까지 급등했으며, 확진자가 급증한 220일 이후엔 99.8%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SSG닷컴은 전국 배송차량을 60대 이상 늘리고 P.P센터 인력도 단기적으로 증원해 처리 가능한 물량을 기존 하루 약 50.000건에서 최대 20% 늘려 약 60.000건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자동화물류센터 네오(NE.O)에서 출발하는 서울·경기지역 대상 새벽배송은 기존 대비 50% 확대해 하루 15,000건으로 확대운영에 들어갔다.

, 롯데마트몰의 2월 매출 성장률은 이커머스 쇼핑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0%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처럼 이커머스의 매출비중이 높아지자 롯데마트는 이달 말 서울 중계점과 광교점에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디지털 풀필먼트(Fulfillment·주문처리) 시스템을 구축, 1시간이면 주문부터 배송까지 이뤄지는 바로배송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풀필먼트 스토어는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옴니(Omni) 매장을 지향하는 것으로, 바로배송 뿐 아니라 온라인으로 주문한 뒤 매장을 방문하면 차에 물건을 직접 실어주는 드라이브 픽이나 온라인 주문 후 매장에서 직접 받아가는 매장 픽업이 가능하다.

특히, 배송준비까지는 불과 30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쿠팡의 로켓배송과 마켓걸리의 새벽배송 수준을 뛰어넘어 이커머스의 강자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식료품 구매를 위한 주요 구매 이커머스 플랫폼

자료: 오픈서베이,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자료: 오픈서베이,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한편, 이커머스 수요의 폭증 상황에서 이 분야 대표사업자인 쿠팡도 큰 수혜를 누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쿠팡 내부사정을 살펴보면 이번 수요급증은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수익성 중심의 경영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에서 이번 주문 폭증은 수익성을 오히려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유는 최근 주문이 집중되고 있는 영역은 바로 식품카테고리인데 이 영역은 쿠팡의 매출 총이익률(GPM)이 낮다는 게 약점이다.

또한, 쿠팡의 무료배송 정책으로 인해 배송건당 택배평균판매단가(ASP) 역시 낮고, 확실한 수익창출원인 오픈마켓의 성장률을 저하시킬 수 있어 이커머스의 폭증에 비례해 쿠팡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커머스의 주문 폭증을 통해 실질적인 수혜를 보는 사업자는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유입된 트래픽의 리텐션을 잘 유지할 수 있는 사업자라며,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SSG.Com이 진정한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이 연구원은 SSG.ComNEO.3 완공 및 PP센터 증설을 통해 비교적 유연하게 주문 폭증을 대응할 수 있는데다 SSG.Com에서 취급하는 상품과 배송 경쟁력이 이번 사태를 통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2019년 대비 2020SSG.Com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인 요인들로써 충분히 트래픽 리텐션을 유지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코로나19사태 진정 후 하반기 소비개선에 주목해야

코로나19사태가 진정될 경우를 대비해 우리는 세계 각국 정부의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과 수출증가 사이클, 그리고 그동안 움츠러들었던 소비심리가 개선될 것에 주목해야한다.

통상 수출과 정부 지출의 증가는 소비개선세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반기 소비 증가 기대감에 따른 유통업종들의 주가 상승도 예상할 수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전망이다.

이진협 연구원은 코로나19사태가 진정될 경우 중국 양회에서 구체화될 경기 부양책에 따른 소비개선과 함께 2분기 중 면세업종의 매출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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