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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롯데· 신세계, 초유의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부활하나?
위기의 롯데· 신세계, 초유의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부활하나?
  • 김규철 기자
  • 승인 2020.02.14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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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1위’ 이마트 추락에 ‘유통공룡’ 롯데 대규모 매장 감축
그나마 선전하던 먹거리마저 온라인서 꿀꺽…경쟁력 하락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실적 악화에 빠진 롯데쇼핑이 향 후 5년간 백화점·할인점·슈퍼·롭스 등 718개 매장 중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 200곳 이상(약 30%)을 정리한다. 경영악화 손실와 유통업계의 격화되는 경쟁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창사(1970년)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점포 구조조정을 감행한다.

또한 이마트도 강희석 대표 등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대대적인 인사 쇄신에 이어 만물잡화점 삐에로쑈핑과 일렉트로마트·부츠 등 돈이 되지 않는 전문점 사업을 정리하고 이마트 매장 140여 개를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 1·3위 롯데마트와 이마트가 지난해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초유의 대규모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해 국내 대형마트는 온라인 중심의 소비문화 재편과 정부의 출점 규제 등에 따른 전자상거래(이커머스) 대비 경쟁력 하락, 뒤늦은 사업 구조조정 탓에 매출액뿐 아니라 영업이익까지 성장세가 꺾이며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 여기에 올해 초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까지 확산하면서 소비 위축의 직격탄을 맞았다.

‘악화일로’ 늪에 빠진 대형마트…“구조조정만이 살길”

롯데쇼핑은 온라인 쇼핑 확대로 오프라인 사업이 위축되면서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롯데하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났다. 또한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일본제품 불매운동도 롯데쇼핑의 실적에 직격탄을 날렸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4279억원으로 전년 대비 28.3% 줄었고, 매출액은 17조6328억원으로 1.1% 하락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8536억원을 기록해, 전년(4650억원) 대비 적자 폭이 커졌다. 2019년 4분기만 놓고 봐도 매출액 4조3248억원(-1.7%), 영업이익 436억원(-51.8%)으로 부진한 실적을 냈다.

또한 이마트도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1507억원으로 2018년 대비 67.4%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9조629억원으로 11.8%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2238억원으로 53.2% 줄었다. 이에 나이스(NICE)신용평가는 12일 이마트와 이마트가 발행하는 무보증 회사채의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8월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한 지 6개월 만이다.

이들 업체는 위기타파와 미래 사업 지속성을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집중하고 있는데 롯데마트는 기존 ‘사업부제’를 1인 최고경영자(CEO) 체제 하의 통합법인(HQ) 구조로 두고, 오프라인 매장 축소에 나섰다.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현재 700개에 달하는 점포수의 30%(200여개) 가량을 축소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사업 효율화를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서고, 중장기적으로 유통 채널에서 라이프스타일 중심의 채널로 변모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 관계자도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한 타개책으로 “수익성이 나지 않는 매장은 효율화하고, 845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면서 “올해 기존 점포의 30% 이상 리뉴얼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핵심경쟁력인 신선 신품 중심의 ‘그로서리 전문몰’을 대폭 개선하고, 노브랜드 등 초저가 전략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에 밀리고, 규제에 치이고 감염병까지 ‘사면초가’

대형마트 업계의 실적 부진에 선두에는 온라인 쇼핑 시장의 확장이 가장 강력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온라인 쇼핑거래액은 37조105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8.4% 올랐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총경상판매액에서 온라인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8년 4분기 기준 25% 수준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농축수산식품과 같이 온라인쇼핑의 침투율이 낮았던 품목까지 온라인쇼핑이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의무휴점, 출점규제 등 정부의 규제도 한 몫을 했다. 실제로 대형마트는 실적부진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최근 지방자치단체에 일시적으로 의무 휴업일을 주말에서 평일로 바꿔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12년 강화된 유통산업발전법상 3000㎡ 이상 면적을 가진 대형마트는 영업시간 제한(오전 0~10시), 의무 휴무일 지정(공휴일 중 매월 2회) 등의 규제를 받는다. 업계 측에서는 이중 공휴일 의무휴업일 지정이 마트의 수익성 둔화의 단초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된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부진에 대해 대형유통업체들이 발 빠른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실적부진에 좀 더 빨리 구조조정에 돌입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마트는 2017년 매출액 15조5149억원에서 2018년 17조491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849억원에서 4628억원으로 줄었다.

롯데쇼핑은 지난 2015년 29조1277억원이던 매출액이 2016년 22조9760억원, 2017년 17조9261억원, 2018년 17조8208억원으로 계속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2017년 -206억원, 2018년 -4650억원으로 이미 적자구조로 돌아선 지 오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온라인 전략과 오프라인 대형마트 매장만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탓이라고 분석한다. 오프라인 유통업계 위기를 외부요인으로만 돌리기에는 미국의 월마트, 타깃, 코스트코 등의 승승장구 행보와 비교된다.

월마트는 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해 ‘아마존 킬러, 온라인 코스트코’라 불리던 ‘제트닷컴’을 인수한 뒤 온라인판매액 성장률이 2017년부터 60%대로 급증했다. 타킷도 식료품 배달 스타트업인 ‘쉽트’를 인수한 이후 온라인 판매액 증가율이 30%를 넘어섰다.

코스트코는 ‘창고형 할인점’이라는 특색을 내세워 국내에서도 출점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감사 보고서를 게재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매년 최고 매출을 경신하며 2018년에는 연 매출이 사상 처음 4조원을 돌파했다.

롯데쇼핑, 구조조정 이후 기대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초유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사면초가에 몰린 국내 대형마트들의 기사회생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에 대해 올해 구조조정 이후 온라인 통합 전략을 통한 이커머스 부문 강화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오 연구원은 “롯데쇼핑은 지난 13일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오프라인 매장 700여개 중 실적이 부진한 200여개 점포를 과감히 구조조정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체 점포의 30% 수준으로, 그동안 백화점 점포를 일부 정리한 것처럼 올해부터는 대형마트, 수퍼, 롭스 등의 포맷 또한 부진 점포 위주로 폐점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조조정 본격화와 함께 온라인 통합 전략을 통한 이커머스 부문 강화를 중장기적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마트, 올해 하반기 턴어라운드 전망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마트에 대해 “지난 4분기 순매출액은 전년동기보다 14.4% 증가한 4조 8332억원, 영업익은 -10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며 “오프라인 할인점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효율 개선 등의 제반 비용이 약 500억원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프라인 할인점의 기존점 역신장으로 인한 영업익 감소액은 약 160억원으로 파악된다”며 “나머지 감익 분은 효율개선을 위한 재고처분관련 비용”이라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올해 할인점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식품 차별화·비식품 효율화·전문점 축소·온라인 강화 등의 전략과 매출액 가이던스·투자비 계획을 발표했다. 총매출액 기준으로 할인점·트레이더스·전문점 각 2%·14.2%·7.6% 성장, 투자비 지출 계획 중 1600억원을 오프라인 점포 개선에 할당했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마트 기업가치는 온오프라인 점포 합산 매출액이 의미있는 성장세를 보이고 효율 개선 작업이 완료돼 영업이익 증익으로 추세 전환하는 시점에 턴어라운드를 보일 것”이라며 “해당 시점은 올 하반기”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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