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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옛날이여~” 잘나갔던 한전, 문재인 정부 들어 실적·주가 곤두박질
“아! 옛날이여~” 잘나갔던 한전, 문재인 정부 들어 실적·주가 곤두박질
  • 김윤희 기자
  • 승인 2020.02.13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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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脫)원전·비싼 LNG도입 등 복합요인 실적저하 작용
부채비율 2019년 상반기 176.1%로 급등
시총 2017년과 비교 10조 증발

국내 최대 공기업이자 대표적 국민 우량주였던 한국전력공사가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저조한 실적과 추락하는 주가로 인해 국민 우울주라는 오명을 쓰며 흑역사를 쓰고 있다.

한전은 지난 201457,876억원, 2015113,467억원, 20161216억원, 201749,53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과 주가 모두 승승장구 했었다.

하지만 20182,080억원의 영업적자와 11,745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6년 만에 적자 전환한 한전은 이듬해 2019년 상반기에는 1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냈다.

상반기 기준으로 2012(23,020억원 적자) 7년 만의 최악 실적이다. 2012년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발생해 국내 다수의 원자력발전소가 가동을 일시 중지했던 해이다.

2019년 하반기 역시 실적개선 요인이 없어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한전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이다.

현재 한전의 주가는 문재인 정부 취임 직후인 20173분기 당시와 비교해 약 37% 하락했으며, 시총은 약 10조원 가량 증발했다.

2020213일 현재 한전의 주가는 전일보다 0.58% 하락한 25,700원으로, 시장에 상장된 후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한전의 참혹한 실적은 20175월 문재인 정부 취임 후 그해 4분기부터 본격화한 탈()원전 정책에 따라 값싼 원자력발전을 줄인 데다 전기요금 인하, 전력수요 감소,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석탄발전 감축 등 내부적인 요인과 높은 국제연료가격과 해외사업마저 제동이 걸리는 등 복합적인 요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017년~2020년 2월13일까지의 한전 주가 변동 추이
2017년~2020년 2월13일까지의 한전 주가 변동 추이

한전 실적 저하 국내요인

실제로 낮은 원전 이용률은 한전 경영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201865.9%까지 떨어진 원전 이용률이 2019년 상반기 79.3%로 올라갔지만 예년 평균(80~90%)에는 미치지 못했다. 2018년 원자력발전의 평균 구입단가는 h62.05원으로, 액화천연가스(LNG·122.45)와 재생에너지(168.64)보다 훨씬 낮았다.

이와 함께 정부가 미세먼지 발생원인 중 하나로 꼽은 석탄화력발전의 일부 발전소 가동을 잠정 중단하도록 지시하면서 대체 발전원으로 도입한 LNG의 가격이 높아진 것도 한전 적자에 한몫했다.

정부의 탈()석탄 정책으로 20192분기 기준 석탄 이용률은 58.6%, 1년 전(65.4%)보다 6.8%p 하락했으며, 이 같은 석탄 이용률 하락에 따른 2분기 손실액은 약 2,000억원에 달했다.

이 외에도 한전의 주력사업인 전력판매마저 저조해 국내 실적을 더욱 악화시켰다.

한전의 전력통계 속보에 따르면 20191~11월 누적 전력 판매량은 475,767기가와트시(GWh)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 줄었다.

이 가운데 전체 전력 사용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용 전력 판매량은 1.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는데 산업용 전력 판매는 지난해 4월부터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따뜻한 겨울 날씨도 전력판매 감소에 한몫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29일까지 기록된 최대전력수요는 8,235(116)였다. 이는 지난겨울(201812~20192) 최대전력수요 8,608(20181228)보다 373, 4.3% 낮은 수치다. 하루 중 최대전력수요의 평균치도 전년 겨울 7,538에서 올 겨울 7,3292.8% 떨어졌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에너지수급브리프를 통해 산업생산 활동이 둔화한 가운데 전력 다소비 업종에서의 설비 보수 집중, 전력 원단위(일정량의 생산물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연료) 개선, 기온 효과 등이 겹치며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전의 부채비율도 지속 증가세다.

2016년 말 143.4%이던 부채비율은 2018년 말 160.6%로 상승했으며 2019년 상반기에는176.1%로 급등했다.

한국전력이 최근 몇 년 간 최악의 실적과 주가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을 망연자실케 하고 있다.
한국전력이 최근 몇 년 간 최악의 실적과 주가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을 망연자실케 하고 있다.

한전 실적 저하 국외요인

해외사업 실적 역시 암울하다.

한전은 승승장구하던 당시 일본 도시바가 매각을 추진했던 자회사이자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자이기도 한 뉴젠을 인수해 영국 원전 시장진출까지 추진했었다.

실제로 도시바는 지난 201712월 한전을 뉴젠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하고 기업 경영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201810월까지 매각 협상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한전이 영국 원전 정책 변화에 따른 수익성을 이유로 평가분석을 늦추자 결국 도시바는 2018731일 한전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해지한다고 통보하면서 해외사업에 차질을 빚었다.

호주에서 추진한 광산 사업 역시 실패의 조짐이 보인다.

호주 매체 뉴캐슬헤럴드(NewCastle Herald)에 따르면, 한전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주에서 추진한 바이롱 광산 사업(총 사업비 한화 약 13,000억원)과 관련해 자산 호주달러 7억달러(한화 약 5,600억원) 규모를 손실 처리했다.

한전의 20199월 기준 분기보고서에서도 광업권 가치 중 약 5,135억원이 손실처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뉴캐슬헤럴드는 한전은 위 광업권 외에도 한전 보유 13,000헥타르 규모 토지도 약 4,500만호주달러(한화 약 358억원) 규모로 손실처리 했다.

지나 2010년 호주 앵글로 아메리칸 사로부터 4,190억원에 이 광산을 인수한 한전은 현재까지 이 프로젝트에 총 7,0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외에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에서 추진하고 있는 석탄화력발전 사업도 암울하다.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서울 노원병)에 따르면, 현재 한전은 예비타당성을 조사한 결과 수익성이 102억원 적자로 나온 인도네시아 석탄화력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KDI 예타 결과를 살펴보면 한전은 지분 투자 외에도 채무보증 2,500억원을 제공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정부 입김에 흔들리는 한전 경영정책

1989년 상장된 한전의 1대 주주는 18.2% 지분을 보유한 산업은행이기 때문에 정부의 입김이 한전 경영정책을 좌우한다.

따라서 정부의 정책적 수단으로 한전이 종종 이용됐는데 문재인 정부가 들어온 이후 탈원전 정책 등으로 한전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9,0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발생시켰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한전은 공기업으로 공익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맞지만 동시에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시장기업이라며, “주식시장에 상장됐다면 주주들의 이익을 훼손해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한편, 최근 국민연금이 주주가치 제고 및 대주주의 전횡 등을 저지하고 임원의 선임·해임 또는 직무 정지 등 회사의 기관과 관련된 정관변경 등을 요구한다는 취지로 대부분의 시총 상위기업의 주식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이 같은 취지라면 최근 몇 년 간 최악의 실적과 주가를 기록하면서 기업의 가치저하와 주주로서의 이익을 갉아먹은 한전이 국민연금의 일반투자 목록에 포함돼야만 한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시총 11~30위 상장사 중 한국전력을 제외한 모든 상장사들만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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