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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상장사, ‘남매의 난’에 주가 급상승…과도한 밸류에이션 우려 제기
한진그룹 상장사, ‘남매의 난’에 주가 급상승…과도한 밸류에이션 우려 제기
  • 윤상현 기자
  • 승인 2020.02.04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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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서 조원태 대표이사 연임 실패 가능성 제기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 반도건설과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공동 보유하기로 최종 합의하고 반 조원태 공동 전선을 구축했다.

조 전 부사장은 다음 달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남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그룹 경영권을 두고 치열한 표 대결을 예고하고 있는데 이 소식이 한진그룹 상장사 주가를 가파르게 상승 시키면서 과도한 밸류에이션(가치평가)에 대한 우려도 같이 커지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칼의 주가는 전일대비 1500원 오른 4만900원에 마감했는데 이는 지난해 4월 조 회장이 취임한 당시(종가 36000원)보다 무려 60%이상 급상승한 것이다. 또한 의결권은 없지만 배당률이 높은 한진칼 우선주도 같은 기간 31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한항공도 같은 기간 보통주가 27% 넘게 떨어졌지만, 우선주는 30%가량 상승했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달 31일 3자 연합 구성 공시 뒤 첫 거래일인 3일에도 재현됐는데 이날 대한항공 우선주가 상한가(29.92%)를 기록한 반면 대한항공 보통주는 2.11% 상승에 그쳤다. 한진칼도 우선주는 16% 넘게 올랐지만 보통주는 1.46% 하락 마감했다. 육상·해운 운송 계열사 한진과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 주가는 각각 3.83%, 5.74% 상승했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치열한 지분경쟁을 벌이는 한진가의 남매가 지분 확보를 위해 개인주주들을 설득하는 방법으로 고배당 같은 주주 환원 정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현재 한진칼 지분 6.49%를 보유하고 있는 조현아 전 부사장은 KCGI(17.29%)와 반도건설(8.28%)과 지분을 공동 보유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의 지분율은 총 32.06%로 이중 의결권이 없는 반도건설 지분 0.8%를 제외하면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은 총 31.98%의 지분을 확보한 셈이다.

반면 한진칼 지분 6.52%를 보유한 조원태 회장은 여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와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이 조 회장 편을 들어 줄 경우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한진 총수 일가의 지분은 22.45%가 된다. 여기에 조 회장의 ‘백기사’로 분류된 델타항공의 지분 10.00%와 카카오 지분 1%를 더해도 33.45%에 그친다.

양측간 지분 차이가 1.5%포인트 안으로 좁혀져면서 나머지 지분을 들고 있는 개인투자자들과 국민연금 등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한진그룹 종목 주가의 가파른 상승세 만큼 투자위험도 확대됐다. 경영권 분쟁 이슈로 주가가 기업이 가진 본질(펀더멘탈)보다 커진 것이다. 

증권업계는 한진칼의 지난해 순손실을 181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20년 순이익 예상치는 160억원 정도로 올해 주가수익비율(PER)은 151배까지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이 336억원에 달했는데 이 기간 주가 상승률은 25%에 육박한다. 올해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주요 근거리 노선 부진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우선주를 중심으로 고공 행진 중이다.

저비용항공(LCC) 계열사 진에어도 국토해양부 제재와 경쟁 심화, 일본 수요 부진에 신종코로나까지 악재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현재 한진그룹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이슈가 해소되는 순간 한진그룹 모든 종목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신종코로나 사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항공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력한 대체 노선 가운데 하나인 일본 노선 수요도 아직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전반적인 여객 수요 급감 등 기저효과가 겹치는 상반기에는 항공사 실적 악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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