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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유리기판 사업부 매각 실패…LG그룹 ‘탈 LCD’ 전략 차질 불가피
LG화학, 유리기판 사업부 매각 실패…LG그룹 ‘탈 LCD’ 전략 차질 불가피
  • 김규철 기자
  • 승인 2020.01.15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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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측 “코닝이 터무니 없는 가격 불러”
파주공장 매각하고 인력 재배치 계획
LG디스플레이, LCD 부문 적자 눈덩이
LCD, 그룹 효자에서 골칫덩이로 전락
LG화학 파주공장
LG화학 파주공장

LG화학이 지난해 초부터 추진하던 LCD(액정표시장치)용 유리기판 사업부 매각이 최종 무산됐다. LG화학과 유리기판 사업부의 인수 협상을 벌여온 미국 코닝사의 협상팀이 최근 철수한 것이다. 

이에 적자가 증폭되고 있는 LCD 사업을 정리하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전환하려는 LG의 ‘탈 LCD 전략’에 적신호가 켜졌다. LG화학이 생산하는 유리기판은 LCD 패널을 구성하는 부품·소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소재로 대부분  LG디스플레이에 납품한다.

15일 LG화학은 LCD용 유리기판 사업부 매각을 사실상 포기했다고 밝혔다. LG화학의 한 관계자는 “코닝이 여러 차례 실사했고 가격도 협의했지만 양측이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고 전했다. 특히 코닝측은 LG의 ‘탈 LCD 전략’ 알고부터는 터무니없는 헐값을 제시했다는 전언이다.

LG화학은 유리기판 사업부를 계속 유지해봐야 적자만 커진다는 판단하에 유리기판 사업부 매각을 포기하고 경기도 파주에 있는 공장의 토지와 건물을 매각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웠다. 

또한 사업부 인력은 다른 사업장으로 재배치하고 유리기판 생산설비는 다른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범용 장비가 아니어서 손실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이 같은 사실을 이달 말 이사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러한 유리기판 사업부의 손실은 LG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LG디스플레이까지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전체 매출 중 LCD 부문 매출이 약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지난해 LCD 가격이 3분기까지 하락을 거듭하며 누적된 손실이 약 9375억원에 이르렀다. 증권업계에서도 LG디스플레이의 2019년 영업손실이 총 1조5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때문에 LG는 LCD사업성에 미래가 없다고 보고 ‘탈 LCD 전략’을 세워 OLED로의 빠른 전환을 추진해왔다. LCD용 소재 사업을 매각하고 LCD 생산라인도 재편 또는 고도화 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매각에 실패한 유리기판 사업부뿐만 아니라 편광판 사업부도 매물로 내놨다. 

그 대신 OLED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해 4월 미 다우 듀폰사에서 ‘솔루블(soluble) 공정 기술’로 알려진 차세대 OLED 소재 기술을 2000억원에 매입했다. 

현재 LG그룹 내부에서는 유리기판 사업부의 매각 실패로  ‘탈 LCD 전략’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번 매각 실패로 LCD 사업 관련 소재나 생산 라인은 시장에서 제값 받기가 쉽지 않다는 게 입증됐기 때문이다.

또한 일각에서는 LG디스플레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LCD 사업을 섣불리 구조조정을 하다가는 되레 적자가 확대돼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LCD사업 대신 미래사업으로 점찍은 OLED 사업도 예상보다 느린 진전을 보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8월 중국 광저우 OLED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었지만 광저우 공장의 수율(생산성) 문제가 발생해 본격 생산이 지연되면서 서둘러야 올 1분기 중 가동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디스플레이업계의 한 관계자는 “LG가 얼마나 빨리, 손해를 최소화하면서 LCD 사업을 정리하느냐가 그룹의 최대 난제가 됐다”며 “LCD 사업 구조조정 속도는 더디고 OLED 수율을 높이지 못하면 디스플레이발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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