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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재무 부담 가중에 ‘적신호’ 켜져
현대오일뱅크, 재무 부담 가중에 ‘적신호’ 켜져
  • 윤상현 기자
  • 승인 2020.01.14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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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비용 36%↑ 1812억 달해
석유화학 공장설립 투자금 확보
9000억 규모 회사채 발행한 탓
부채비율도 5년만에 가장 높아

현대오일뱅크가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가 대폭 불어나면서 재무건전성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금융수익(이자수익)이 317억원, 금융비용(이자비용)은 181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8%(5억5000만원)와 35.8%(478억원)가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1909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불어난 이자비용의 규모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현대오일뱅크의 이자비용이 이렇게 크게 불어난 결정적인 이유는 지난해 회사채 발행을 대폭 늘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오일뱅크는 2019년 3차례에 걸쳐 전년대비(3500억원)의 2.5배인 9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이중 3분기까지 발행한 규모는 5000억원이고 4분기 들어 4000억원을 추가로 발행했다. 

더욱이 4분기 발행물량은 당초 목표로 했던 금리보다 9.5bp(1bp=0.01%포인트)에서 최고 11bp나 높게 책정돼 비용부담이 더욱 가중됐다.

현대오일뱅크가 무리수임에도 불구하고 회사채를 발행한 배경에는 사업 규모 2조7000억원의 정유 부산물 기반 석유화학 공장(HPC) 설립을 위한 투자금 확보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5월 롯데케미칼과 ‘HPC 투자합작사 체결식’을 가졌는데 합작사의 지분율은 현대오일뱅크 60%, 롯데케미칼 40%다.

이렇게 현대오일뱅크의 차입금이 대폭 늘자 재무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은 크게 악화됐고 정유업황 악화로 재무건전성 관리도 어려워졌다.

현대오일뱅크의 2019년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150.6%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 2014년말(166.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현대오일뱅크의 매년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2015년 126.7%에서 2016년 90.6%, 2017년 88.6%로 꾸준히 하락세를 그리다가 2018년 상승세로 전환돼 104.7%를 기록했다. 이어 2019년에는 직전년도 대비 45.9%포인트 상승하며 최근 5년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현대오일뱅크가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추진했던 기업공개(IPO)도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워 졌다. 2018년 11월 취임한 강달호 대표는 현대오일뱅크 상장이 최우선 과제였지만 지난해 증시 불안정성과 회사의 체력 약화로 투자심리를 이끌어 내는데 실패했다. 결국 상장계획은 잠정 보류됐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유가하락과 태풍으로 인한 판매 이월, 납사크랙 하락, 사우디 공시가 인상 등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HPC 투자금 확보를 위해 회사채 발행을 늘리면서 이자비용이 늘고 부채비율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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