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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sitive & Vulnerable
Sensitive & Vulnerable
  • 황윤석 논설위원
  • 승인 2020.01.13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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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경자년 새해 벽두부터 미국이 전격적으로 이란을 공습했다. 이란의 2인자이자 군부실세로 추앙받는 솔레이마니가 피살되면서 양국간의 갈등이 순식간에 최고로 달아올랐다.

황윤석 논설위원

이란은 즉각 비난 성명을 내고 장례식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즉시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를 폭격했다. 미국과 이란간의 긴장이 중동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 글로벌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금값이 온스당 1600$에 다가서는 등 달러와 엔화까지 안전자산이 이상 급등했다.

이로 인해 WTI 유가가 배럴당 70$에 육박하는가 하면 1150원대 원달러 환율이 단숨에 1170원을 넘어서면서 국내 금융시장도 크게 흔들렸다.

금방이라도 전쟁이 날 것처럼 끓어오르던 일촉즉발의 위기는 이란이 176명이 탑승한 우크라이나 민간 여객기를 적기로 오인해 격추했다는 사실을 시인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었다.

이란에 대한 국제적인 비난 여론뿐만 아니라 이란내 반정부 시위로까지 격화되고 있다. 이란 정권의 붕괴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는데 미국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글로벌 세계정세는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처럼 하룻만에 원달러 환율이 18원 이상 급락하고, 원 엔 환율도 20원 이상 떨어지는 상황에서 정작 중국의 위앤화는 물론이고 태국의 바트화, 필리핀 페소화 등 아시아 각국의 통화가치는 크게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대체  동남아는 멀쩡한데 왜 우리만 이렇게 환율이 급락하고 다음날 또 급등하고 정신없이 요동치는지에 대한 불만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이러한 글로벌 위기상황에서도 타이완 증시가 사상최고가 행진을 하고 있는데 대해 같이 IT로 먹고사는 나라인데 왜 우리만 유독 이렇게 번번히 금융시장이 곤두박질치는지 모르겠다는 투자자들의 볼멘 소리가 나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발표됐다. 매출은 59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영업이익은 7조1천억원으로 34%나 감소했다. 그런데도 시장의 컨센서스인 6조5천억원을 넘겼다는 것으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6만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1월 1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지난 9일 종가 기준 349조8293억원을 기록하며 세계 기업 중 시가총액 18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전 거래일 보다 3.17% 오른 5만8600원에 마감하며 1975년 상장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다. 다음 날도 주가가 1.54% 상승한 5만9500원을 기록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반도체 경기회복과 휴대폰의 수익성 개선 등으로 올 2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속출하고 있지만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영어로 Vulnerable은 신체적으로 정서적으로나 상처받기 쉽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외부의 공격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또 sensitive는 지나치게 예민하다는 뜻이다.

지금 한국의 경제와 증시가 바로 그렇다. 외부 핫머니의 공격이나 외부 변수의 악재에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자금 이동에 따라 아주 심각하게 예민하다.

다시말해 속수무책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생산성과 경쟁력에서 그 이유를 찾아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무,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대명제하에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경쟁력은 저하되고 있으며 생산성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아시아의 貧國이라고 하는 필리핀도 지난 1년간 외국인 투자가 34%나 증가했다고 한다. 우리는 외국인 투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속속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고 있다.

이미 성장은 온데간데없고 제한된 파이를 놓고 분배하는 문제를 두고 이전투구가 진행중이다.극단적인 포퓰리즘 정치에 골몰하느라 시장은 자꾸 효율성, 생산성과는 멀어져만 가고 있다.

대외변수의 악재와 핫머니의 공격에도 끄덕없는 체질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 삼성전자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임에는 틀림없지만 국가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기업의 수익성이 저하되는 마당에 삼성전자만 독야청청 잘 나갈 수는 없는 일이다.

Sensitive &  Vulnerable- 더이상 한국 경제와 한국 증시가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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