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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새해 귀하의 자산은 안녕하십니까
2020 새해 귀하의 자산은 안녕하십니까
  • 황윤석 논설위원
  • 승인 2020.01.02 0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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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자년 새해 투자 기상도는?
황윤석 논설위원

2020년 경자년 새해가 밝았다. 돌이켜보면 지난 2019년은 참으로 다사다난한 한해였다. 6개월여 지속되어온 미중 무역마찰이 극적으로 1단계 합의에 성공했다.

12월15일 추가 관세부과를 앞둔 목전에서 타결된 것인데 사실상 핵심 쟁점을 유보한 일보 후퇴였고 임시 휴전이었다. 그동안 고공행진을 해오던 달러 가치가 순식간에 1160원대까지 급락하는가 하면 안전자산으로 평가받아온 엔화도 동반 급락했다.

브렉시트를 앞둔 파운드화와 유로화 강세속에 신흥국 통화가 강세로 반전되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2100선이 허망하게 무너졌던 코스피가 다시 2200선을 회복하는 강세속에서 마감했지만 코스피가 8% 오르는 동안 미국의 3대지수가 모두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S&P500 지수가 28% 오른 것과 비교해보면 사실상 초라한 성적표다.

일본과 프랑스 등 선진국 증시를 제외하더라도 대만과 인도 등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신흥국 증시와 비교해봐도 알 수 있다. 신흥국 증시 가운데 가장 저평가되었다는 것과 2020년 가장 상승 가능성이높은 나라중의 하나가 한국이라는 외신 보도에 또다시 위안을 삼고 새해를 맞아야 한다.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달러나 엔화 등 안전자산에 투자한 사람들로서는 해외시장에서 가격경쟁을 벌이는 기업체들과 함께 원화 강세가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개인 달러 예금의 40배에 달하는 달러를 보유한 기업들에서 로스컷 물량이 쏟아질 경우에 원달러 환율 1150원대 저점이 일시적으로 붕괴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아시아 통화 가운데서 환율 변동성과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국가 1위가 태국의 바트화이고 2위가 필리핀의 페소화라는 점도 눈여겨볼만 하다.

최근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로 인해 부동산 불패의 신화도 흔들리고 있다. 기세등등하던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급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집값은 내리고 전세값은 오르는 등 부동산 시장의 이상 기운도 감지된다.

'황금알을 낳은 거위' 로 일찌감치 화제가 되었던 4기 신도시 위례 상가에 투자한 은퇴자들과 개인 투자자들은 졸지에 쪽박을 찼고 건설사만 대박이 났다.

서울과 지방 할것없이 여기저기 시내 중심가 상가와 점포는 빈 곳이 늘고 있고 자영업자들의 폐업으로 골목 상권은 폐허가 되다시피 을씨년스럽다.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난 농어촌과 지방은 훨씬 더 상황이 심각하다.

고령화와 인구절벽으로 인해 인구가 줄면서 갈수록 사람이 살지않는 폐가나 빈집이 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가와 사무실의 공실률 증가로 인해 수익성 부동산의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뜻 투자처를 찾기도 쉽지 않고 찾아도 투자를 망설이게 되기 십상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2020년 경자년 투자 기상도는 한마디로 안갯속이다. 미국의 대선과 국내 총선을 앞둔 시점 예측불허라는 점에서 미리 예측하고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오직 한국 주식투자만을 고집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애플의 시총이 1402조로 국내 코스피 상장사를 전체 합친 1384조보다 많다. 이번에 상장되는 사우디의 아람코 한 개 회사 시총이 역시 한국 코스피 전체 시총을 합친 것보다 많다고 한다.

전세계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 미만이다. 2019년 10월 기준으로 전세계 슈퍼리치들의 주식투자 비중을 보면 미국 46.7%, 일본 22% 유로 13.3% 순으로 이들만 합쳐도 82%에 달한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투자비중 6.3%는 브렉시트를 앞둔 영국 7.1%에 못미치는 수준이며, 아시아 중에서도 중국과 대만, 인도 등을 제외하면 한국 시장 투자비중은 얼마나 될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메이저 vs 마이너의 상대가 되지 않는 싸움이라는 것을 쿨하게 인정해야 한다. 일찌감치 골드만삭스등 세계적인 투자회사들이 목표주가를 200$이하로 낮춰잡고 신용등급을 하향하면서 파산 가능성을 경고했던 테슬라의 화려한 부활을 보면서 투자는 "최대다수의 최대행복" 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실감한다.

해외주식 투자자와 고객들에게 220$에서 매수추천하고 실적발표해서 급락하거나 파산설로 하락할 때마다 사서 모으면 대박날 것이라고 추천했던 테슬라가 마침내 420$을 넘어섰다.

우주선을 쏘아올리겠다고도 하고 사이버트럭을 몰고 L.A.에 출몰하기도 하고 수없이 실패하면서도 자율주행차의 꿈을 버리지 않는 독특한 CEO 일론 머스크의 도전정신을 보면서 언젠가는 일을 낼 것이라고 확신했는데 지금까지는 맞아들어가고 있다.

테슬라는 이미 지난 30일부터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 공장에서 생산한 전기차 고객에게 인도하기 시작했으며 앞으로 연간 50만대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중국의 경기침체와 자동차 판매부진, 보조금 감축 등으로 인해 급성장한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이 도산하거나 부진한 것도 상대적으로 테슬라 강세에 불을 붙였는데 지난해에만 주가가 25.97%나 상승해 시총 750억$을 돌파했다고 한다.

환경보호를 위해 한시도 미룰 수 없을 정도로 전기차 보급이 절실한 중국 모멘텀으로 테슬라는 성장할 수 밖에 없으리라는 개인적인 믿음이 나름대로 기분좋게 결실을 맺은 한해였다. 과거에는 정치가 아무리 개판쳐도 경제와는 무관한 정경분리의 원칙이 잘 지켜져오면서 개방, 개혁과  함께 경제가 성장해왔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정책이 경제를 좌우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대미무역 흑자국을 향해 무차별 선전포고를 하면서 보호무역을 앞세운 트럼프의 미국 고립주의가 전세계를 강타했다.

2020년 11월 미국 대선은 또한번의 험난한 글로벌 정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4월 국내 총선은 내수 위축과 경기 부진 속에서 포퓰리즘을 앞세운 하향평준화를 도모한다는 점에서 우려스럽기만 하다.

송구영신(送舊迎新) 2020년 희망찬 경자년 새해 벽두에 투자자들에게 진지하게 묻고 싶다. 아직도 우물안 개구리 식 투자를 고집하십니까. 2020년 귀하의 자산은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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