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LED(발광다이오드) 전문기업 서울반도체가 업황 불황을 딛고 내년 실적 반등에 나선다.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베트남 생산공장과 기술력을 결집한 고부가 신제품 '마이크로 LED'가 실적 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글로벌 LED업계의 불황은 외부요인이 강했다. LCD(액정표시장치) 가격 하락 여파로 디스플레이용 LED 패키징에 대한 단가인하 압력이 커졌고, 미·중간 무역분쟁으로 LED 조명시장의 성장률이 하락한 영향이다.

이 때문에 독일의 오스람(Osram)이나 대만의 에피스타(Epistar)는 적자를 기록했고, 중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고 있는 사난(三安光電·Sanan)도 적자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말 LED 사업부를 축소한 삼성전자에 이어 LG이노텍도 지난달부터 LED 사업부의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서울반도체는 올해 매출액 1조1256억원, 영업이익 465억원을 올릴 것이라고 31일 밝혔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지난해 매출액 1조1942억원, 영업이익 994억원에 비해 하락했지만 업황 불황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내년에는 경쟁업체 감소와 앞선 기술력을 발판으로 실적반등을 예상하는 분위기다. 우선 베트남 생산공장 라인이 안정화 단계라는 점이 긍정적이다. 그동안 서울반도체는 2017년에 이어 지난해 3월 2공장을 설립하면서 투입한 초기비용으로 재무부담을 느껴왔다.

업황 전망도 밝은 편이다. 지난 10월 LCD 패널의 가격하락이 멈췄고, 내년부터 가격 반등이 예상되고 있어 디스플레이용 LED 패키징 가격도 안정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미·중간 무역분쟁이 해빙 무드에 접어들면서 중국의 LED 조명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직원의 방사선 피폭 사고에 대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행정처분 결정도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지난 24일 원안위는 방사선 피폭 의심증상을 보인 직원 7명에 대해 2명은 증상이 완화됐고, 5명은 증상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다른 직원에 대한 조사에서도 정상 판정이 나왔거나 이상 증상이 없다고 결론내렸다.

마이크로 LED는 서울반도체의 내년도 반등을 주도할 품목이다. 소자 크기가 기존 LED의 100분의 1에 해당하는 가로·세로 100㎛(0.01cm)이하인 마이크로 LED는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신기술로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반도체는 '마이크로 클린 디스플레이'라는 이름으로 다음달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0에서 새로운 마이크로 LED를 공개할 예정이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기술력과 수익성 관점에서 서울반도체는 세계 최고"라며 "내년도 전망치는 매출 1조1620억원, 영업이익 664억원으로 큰 폭의 실적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윤상현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