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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재무악화 속 신규 임원·승진 대폭 축소…“성과주의로 경영 정상화 한다”
CJ그룹, 재무악화 속 신규 임원·승진 대폭 축소…“성과주의로 경영 정상화 한다”
  • 윤상현 기자
  • 승인 2019.12.30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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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 M&A 뒤 자산 잇따른 매각…지주사 몸집 줄이고 계열사로 전진 배치

CJ그룹은 30일 단행한 임원 인사에서 철저한 성과주의를 전면에 내세워 재무 악화로 인해 뒤숭숭한 사내 내부 분위기를 쇄신하고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CJ그룹은 CJ제일제당 대표이사 겸 식품사업부문 대표에 지난해부터 식품사업부문 대표를 지내며 ‘비비고’ 브랜드의 확산을 진두지휘한 강신호 총괄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또한 CJ올리브영 구창근 대표이사 역시 외국계 브랜드와의 경쟁 속에 토종 ‘헬스앤뷰티 스토어’의 지속 성장을 견인하고 중소 K뷰티 업계와 상생의 산업 생태계를 공고히 한 공로를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부사장으로 승진한 스튜디오드래곤 최진희 대표이사도 ‘호텔델루나’, ‘아스달 연대기’ 등 웰메이드 오리지널 콘텐츠를 무기로 K드라마의 확산에 기여한 점을 인정 받아 CJ 여성임원 중 처음으로 내부승진으로 부사장에 임명됐다.

이번 인사에서 승진 임원은 총 58명으로 예년의 70~80명에 비해 적다. 관행에서 벗어나 성과주의 원칙에 따르다 보니 승진 임원이 줄었다는게 그룹 측의 설명이다.

CJ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19명을 신규 임원으로 발탁했다. 지난해 35명의 절반에 그친 규모다. 또한 지주사의 팀제로 전환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해 지주사의 인력 절반 가량인 200여명을 계열사로 보냈다.

이번 조직개편은 임원을 줄여 비용을 낮추는 한편 비대해진 지주사를 슬림화하고 계열사로 인원을 분산시켜 계열사의 책임경영 강화와 업무를 효율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임원 인사에서는 여성의 약진도 눈에 띈다.
신규 임원 중 4명이 여성으로 전체 신임임원의 21%다. 신규 여성임원 비율이 20%를 넘은건 이번이 처음이다. 영양사 출신으로 영업실적 상승에 기여한 CJ프레시웨이 배수영 FS본부장, 영화상영관을 복합문화공간(컬처플렉스)으로 탈바꿈하는데 기여한 CJ CGV 박정신 신성장담당(45) 등이 포함됐다.

전체 승진 임원 중 28%(16명)은 해외 본사와 각 사 글로벌 부문에서 나왔다. 그룹의 변함 없는 글로벌 중심 미래성장 의지를 반영한 결과다.

CJ그룹이 이처럼 ‘성과주의’를 그룹인사 전면에 내세운 것은 최근 채무 급증에 따른 재무 악화로 ‘알짜배기’ 자산을 잇따라 매각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다.

CJ그룹은 최근 2년간 공격적 인수합병(M&A)으로 인해 채무가 급증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2017년 브라질 사료업체 셀렉타를 3천600억원에, 지난해 미국의 식품업체 슈완스컴퍼니를 2조원에 잇따라 인수했다.

이 때문에 2015년 5조원 수준이던 CJ제일제당의 차입금은 지난해 7조원을 넘어섰고 올해 3분기에는 9조5천억원에 육박했다. 불과 4년 만에 차입금이 2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반면 CJ제일제당의 식품 부문 영업이익률은 2016년 7.6%에서 올해는 5%를 밑도는 수준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여기에 CJ대한통운도 최근 2년간 베트남과 미국에서 3천300억원대 M&A를 단행하면서 그룹 전체 채무가 13조원에 달하고 있다.

CJ그룹은 이러한 전체 채무를 줄이기 위해 올해 CJ헬로와 투썸플레이스를 잇따라 매각해 1조1천8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했지만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

이달 들어서는 서울 강서구 가양동 부지와 구로공장 부지, CJ인재원까지 매각하며 추가로 1조1천300억원을 마련했지만 시장에서는 CJ올리브영 등을 추가 매각 대상으로 거론하고 있다.

CJ그룹은 그동안 10월 말, 늦어도 11월 초에는 정기 인사를 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주요 계열사의 실적 악화와 CJ ENM의 ‘프로듀스 101’ 투표 조작 논란 등으로 인사 발표가 늦어졌다. 이재현 회장이 인사안을 수차례 반려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올해를 넘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CJ그룹은 결국 올해가 가기 전에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해 새해 경영 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CJ그룹 관계자는 “2020년은 그룹의 경영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해로 사업별 초격차 역량 확보 및 혁신성장 기반을 다질 중요한 시기다. 지주사 임원을 계열사로 전진 배치해 계열사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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