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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過猶不及) 다시 새긴다
과유불급(過猶不及) 다시 새긴다
  • 황윤석 논설위원
  • 승인 2019.12.16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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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과 생산성에 배팅하라

미중 무역협상이 1단계 합의에 성공했다. 12월15일 추가관세부과 목전에서 애를 태우다 마침내 합의했지만 뭔가 미심쩍은 구석이 없지 않다.

황윤석 논설위원

미국이 그동안 중국과의 협상에서 강력한 입장을 견지해온 강제기술이전금지와 지적재산권 도용 금지 등의 핵심조항이 타결되었는지 여부는 아직도 확인이 불가능하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과 지적재산권 보호 그리고 미국의 농산물구매에 합의했다고 한다.

아울러 12월15일 관세부과는 당연히 철회되었다는 것이다. 내년도 대선을 앞둔 트럼프와 최근 홍콩 유혈사태와 소수민족 독립 요구로 궁지에 몰린 시진핑이 임시 휴전을 선언한 정치적 담판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이러한 미중 1단계 무역합의가 발표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글로벌 증시는 일제히 급등으로 화답했다. 이곳저곳에서 약속이나 한듯 자국 통화가치가 급등하고 상대적으로 달러 가치는 급락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동안 원화가치 하락폭이 컸던 만큼 상대적으로 달러화의 하락폭이 연중 최고에 이를 정도로 크게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도 2170선을 단숨에 회복했다. 이제는 2200선 돌파한다고 야단이다.

미중 무역전쟁의 가장 큰 피해국 중의 하나가 한국이었다면서 이제야 기를 펼 수 있게 되었다고도 한다.

또 현재 신흥국 중에서 주식시장이 가장 저평가되어 있다고 한다. 너도나도 성급하게 강력한 상승장을 점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하룻만에 17원이나 하락해서 1171원으로 마감되었는데도 앞으로 기업들의 달러 매도로 원화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이구동성이다.

이제 바야흐로 마음놓고 주식을 사라고 말이다. 정작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 발표이후 지난 금요일 장에서 미국 증시 3대지수는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이미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미국 증시는 이미 이 재료가 주가에 선반영되었다고 평가했다.

이제는 경제지표에 주목할 때라는 반응을 보였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을 다시한번 되새겨볼 때라는 생각이다.

해외에서 바라다보는 한국의 현실은 한마디로 우려스럽다는 반응이다. 소득주도성장, 주52시간근무제, 최저임금인상, 극단적 포퓰리즘 정책 등으로 인해 최근 복잡한 정치적 쟁점들을 제외하고도 한국의 생산성과 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없을 정도다.

늘상 두고온 가족친지들을 생각하고 고향을 그리워하는 해외동포들은 더욱더 그러하다.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고 북미회담에서의 한국의 역할에 대한 폄하와 조롱 멸시가 이어지는데 왜 가만히 있는지 모르겠다고도 하고 내수경기가 급속히 위축되어 자영업자들이 폐업 도산하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실업자들이 늘고 있는 현실에 대해 내 일처럼 안타까워들한다.

한국에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묻는 사람들까지 있을 정도다. 미국의 <넷플릭스>가 골든글로브상에 이어 내년도 아카데미상까지 싹쓸이할 것이라고 한다. 동영상 스트리밍 No1 업체가 이제 글로벌 콘텐츠 시장마저 석권하고 있다.

겨울왕국과 라이온킹 등 최근 대박을 터뜨린 <월트디즈니>는 더이상 애니메이션 공룡이 아니다.

테마파크에 이어 폭스사 인수, 방송 및 영화 제작, 마침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까지 진출하여 <넷플릭스>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경쟁시장에는 이미 전문 영역에 대한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생산성과 경쟁력을 갖춘 업체만이 살아남는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의 냉엄한 현실만이 통한다. 60년만에 SEA대회에서 베트남에 축구 우승 트로피를 안긴 박항서 감독이 연일 화제다. 박항서 효과로 인해 베트남에서 현대차 판매가 일본 차를 처음으로 앞섰다고 대서특필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시장은 일찌감치 월드와이드 체인 공룡업체들이 일찌감치 장악하고 있는데다가자동차 호텔 레저 등 노른자위는 모두 일본이 독식하고 있으며 오랫동안 전통시장 등 상권을 독점한 중국인들이 유통 및 금융 상권을 독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동남아에 여행갈 때마다 호텔, 레저, 교통, 유통, 대형 시장, 소비상권들을 장악한 일본과 중국 업체들을 보면서 그저 감탄할 따름이었는데 최근에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한국의 생산성과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현지 관계자들은 볼멘 소리다. 신라호텔이 최근 새로운 중저가 호텔레저 브랜드인 "ShillaStay"를 중심으로 동남아 신규 호텔 레저 시장을 공략중이라고 한다.

북한 비핵화협상이 여전히 진행중이다. 내년도 대선을 앞둔 미국 정치판은 최근 민주당의 트럼프 탄핵 가속화와 뉴페이스인 대선후보 블룸버그의 등판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재선 전망이 조금씩 힘을 얻고 있다고 한다.

미중 2단계 협상이 어찌될지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한편으로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것도 분명하다. 아무리 안팎을 둘러봐도 우호적인 것을 찾기 어렵다.

나와서 보면 알 수 있다. 안에서는 잘 모른다.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한다. 과유불급 옛말을 다시 새기며 자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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