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포스트
주요뉴스
中 4년 만에 韓 배터리 제재 풀려…LG·SK 2년9개월만에 보조금
中 4년 만에 韓 배터리 제재 풀려…LG·SK 2년9개월만에 보조금
  • 김규철 기자
  • 승인 2019.12.10 11: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LG화학·SK이노 제품 장착한 테슬라·벤츠 전기차에 지원
내년 말 보조금 페지 앞두고 형식적인 조처 “시장 진출은 긍정적”
대구 북구 산격동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 국제 미래자동차엑스포 2019’를 찾은 관람객들이 테슬라의 모델 3 전기자동차을 살펴보고 있다.
대구 북구 산격동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 국제 미래자동차엑스포 2019’를 찾은 관람객들이 테슬라의 모델 3 전기자동차을 살펴보고 있다.

한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2년 9개월 만에 중국 정부의 친환경차 보조금을 받는데 성공했다. 중국 내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에서 글로벌 배터리 공급량의 상당량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 업체들을 더 이상 배제하긴 어려워진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폐지하기로 공언한 시점인 2020년도 다가오고 있다. 중국 내수 사업이 전면 중단되며 어려움을 겪었던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한국업체들은 전 세계 1위 전기차 시장인 중국 재공략에 나선다.

10일 업계와 중국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공신부)가 지난 6일 발표한 ‘2019년 11차 친환경차 추천 목록’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탑재한 친환경차가 목록에 포함됐다. 

LG화학이 파나소닉과 함께 배터리를 공급하는 ‘테슬라 모델3’와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사용하는 ‘베이징벤츠 E클래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가 대상이다.

공신부는 이번에 61개 회사의 146개 모델에 보조금을 신규 지급하기로 했는데 파나소닉과 산요 배터리를 탑재한 GAC도요타의 CH-R 등 외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친환경차도 상당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중국 정부의 전향적 태도로 한국 업체들은 중국 사업의 재개에 기대감을 높이게 됐다. 중국 정부는 사드 보복의 일환이자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해 2017년 1월부터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는 보조금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보이지 않는 제재를 이어왔다. 

LG화학과 삼성SDI의 중국 내 배터리 공장들은 한때 가동률이 50% 아래로 떨어지자 결국 내수 사업을 포기하고 수출용 물량을 늘리면서 버텨왔다.

중국은 전 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 1위의 국가로 한국 업체들로서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여기에 중국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을 올해 전년 대비 절반으로 삭감한 데 이어 내년 말까지 완전 철폐하기로 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등이 신 공장을 설립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늘려올 수밖에 없던 이유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보란 듯 보조금 제재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향후 또 다른 제재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었다. 이번 보조금 지급으로 이런 걱정은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중국 정부가 한국 배터리업체들에 대한 제재 해제 가능성을 내비친 이유는 중국 전기차 시장의 위축 때문으로 해석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내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량은 7월부터 10월까지 3개월 연속 감소했다. 

글로벌 배터리기업 순위(사용량 기준) 10위 안에 포진해 있는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한국기업은 물론 업계 1~2위를 다투는 일본 파나소닉 등의 배터리를 배제하자 판매할 수 있는 차종도 제한됐고 자연히 전기차 시장도 성장세가 주춤하게 된 것이다.

중국 정부는 CATL과 BYD 등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충분히 갖춘 자국 배터리기업들을 키우는데도 성공했다. 더 이상 제재를 이어갈 명분도 실리도 사라졌다. 외려 난립하고 있는 배터리기업들을 구조조정하는 게 정책의 우선순위로 떠올랐다. 중국 정부는 향후 외국 배터리기업과의 경쟁을 통해 주요 배터리기업에 더 힘을 실어주는 방식의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배터리 업체인) CATL 및 중국 양극재·음극재·동박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높아진 상황에서 전기차 시장 육성을 통한 서플라이 체인 낙수 효과를 기대 하고 있는중국 입장을 감안하면 ‘보조금 축소=중국의 전기차 육성책 후퇴’로 받아들이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 보조금 축소가 현재 판매량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지만, 2020년부터 자동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들의 전기차 플랫폼이 업체별로 가동되기 시작한다. 중국의 경우 전기차 판가가 낮아지는 시기에 맞춰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시장 진출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보조금을 받는 것은 포기하고 보조금 폐지 이후에 사업 재개를 기대해 왔는데 예상 밖에 호재가 나타났다. 중국 정부가 자국 배터리기업을 20개 내외로 줄이는 목표를 가지고 있어 향후 한국 업체들의 기회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