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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걸린 최태원의 바이오 도전…국내 첫 ‘독자개발’ 뇌전증 신약 결실
27년 걸린 최태원의 바이오 도전…국내 첫 ‘독자개발’ 뇌전증 신약 결실
  • 윤상현 기자
  • 승인 2019.11.22 1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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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 FDA 승인…독자개발 신약으로는 한국 최초 성과
성공 확률 낮지만 혁신신약 ‘한우물’…“최 회장 비전과 지속 투자 없었다면 불가능”
신약개발부터 글로벌 마케팅까지 수행하는 종합제약사 도약…“‘신약주권’ 실현할 것”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1993년 신약개발에 도전한 이후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20년 넘도록 혁신과 패기, 열정으로 지금까지 성장해 왔습니다. 글로벌 신약개발 사업은 시작할 때부터 여러 난관을 예상했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꾸준히 투자해왔습니다. 혁신적인 신약 개발의 꿈을 이룹시다”

지난 2016년 6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경기도 판교 소재 SK바이오팜생명과학연구원을 찾아 구성원들을 격려하며 종합제약사 도약을 예고했다. 

그 후 3년이 지난 22일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XCOPRI®, 성분명:  세노바메이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신약승인을 받으면서 SK바이오팜은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개발, 신약허가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한 국내 최초의 제약사가 됐다.

신약개발은 고성장, 고부가가 예상돼서 누구나 탐내는 영역이지만 쉽게 발을 들이밀기는 어려운 분야다. 통상 10∼15년이라는 긴 기간과 수천억 원 이상의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고도 5천∼1만개 후보물질 중 단 1∼2개만 신약으로 개발될 만큼 성공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연구 전문성은 기본이고 경영진의 흔들림 없는 육성 의지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영역이다. 엑스코프리 역시 최 회장의 뚝심과 투자 철학이 없었다면 빛을 볼 수 없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이 2001년 후보물질 탐색부터 임상시험, 지난해 FDA 허가 신청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한 뇌전증 신약이다. FDA로부터 성인 뇌전증 환자의 부분발작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신약을 기술수출하지 않고 FDA에 직접 판매허가를 신청해 승인을 획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SK바이오팜은 북미·유럽·아시아·중남미 등에서 2천4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현지 허가를 신청했다.

1~3개 뇌전증 치료제를 복용하는데도 불구하고 부분 발작이 멈추지 않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시험에서 엑스코프리는 위약 투여군 대비 유의미하게 발작 빈도를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약물치료를 유지하는 엑스코프리 투여군 28%에서 발작이 발생하지 않는 ‘완전발작소실’이 확인됐다. 위약 투여군에서는 9%였다. 완전발작소실은 환자가 정상적으로 일상생활에 돌아갈 수 있게 해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한다는 점에서 뇌전증 신약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이항수 PR팀장은 “SK의신약개발 역사는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거듭해 혁신을 이뤄낸 대표적 사례”라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제약사의 등장이 침체된 국내 제약사업에 큰 자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가에 따라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마케팅과 판매를 직접 맡아 진행하기로 했다. 예상 출시 시점은 2020년 2분기다.

과거 ‘간질’로 불렸던 뇌전증은 뇌 특정 부위에 있는 신경 세포가 흥분해 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약 2만 명이 매년 새롭게 뇌전증으로 진단받고 있다. 

뇌전증 환자의 약 60%는 뇌전증 치료제를 복용해도 여전히 발작이 지속한다. 시장조사 기관인 글로벌 데이터는 전 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이 2022년까지 69억 달러(약 7조 원) 규모로 2018년 대비 1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은 “이번 승인은 SK바이오팜이 앞으로 뇌전증을 포함해 중추신경계(CNS) 분야 질환에서 신약의 발굴, 개발 및 상업화 역량을 모두 갖춘 글로벌 종합 제약사로 거듭나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다. SK바이오팜의 연구개발(R&D) 역량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감격적인 성과”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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