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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 추진하는 현대카드, 기업가치 최소 2조5000억 가능할까?
기업공개 추진하는 현대카드, 기업가치 최소 2조5000억 가능할까?
  • 윤상현 기자
  • 승인 2019.10.17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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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 2017년 몸값 1조6000억 평가…“상장시기는 유동적”
“삼성카드 거래, 업황 침체 감안…가격 받아내기 쉽지 않을 것”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

현대카드가 다음달 상장 주간사를 선정해 본격적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국내 카드업계에선 삼성카드에 이어 예상 기업가치가 조 단위인 대어급 IPO로 예고됐다고 관측하고 있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카드가 원하는 기업가치 마지노선인 2조5000억을 달성하기란 쉽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드산업 불황기를 겪고 있는 현대카드가 최근 미래에셋대우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등 국내외 증권사에 유가증권시장 상장 주간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현대카드는 이달 말까지 제안서를 받아 다음 달 중 상장 주관사를 뽑을 예정이다.

현대카드는 상장 시점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라고 전하고 있으며 이번 기업공개의 목적이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여신금융업을 넘어 미래를 여는 기업으로서 가치를 새롭게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카드업계에서는 현대카드가 재무적투자자(FI)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위해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 2001년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기업으로 현 주주 구성을 보면 현대차가 지분 36.96%를 보유하고 있고 현대커머셜과 기아차도 각각 24.54%, 11.48%의 지분을 갖고 있어 실질적으로 현대차그룹이 72.98%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다. 

지난 2017년 현대카드는 투자를 유치하면서 상장을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글로벌 사모펀드(PE)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9.99%)와 싱가포르투자청(9%), 칼라일그룹 계열의 알프인베스트파트너스(5%) 등이 현대커머셜과 함께 GE캐피털이 보유한 현대카드 지분을 매입했다. 어피너티PE를 비롯한 컨소시엄은 3766억원, 현대커머셜은 2981억원씩 지급했다.

통상적으로 FI들의 투자 기간이 5년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2021년부터 현대카드는 투자금 회수에 나서야 한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현대카드 IPO 성공을 가름하는 관건은 ‘밸류에이션’이라고 보고 있다. FI 측은 2017년 당시 현대카드 기업가치를 약 1조6000억원으로 평가했었으나 현재 시장에서 추정하는 현대카드 가치는 순자산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적용할 때 2조원에서 2조50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시장에서는 상장 후 현대카드의 기업가치가 최소 2조5000억원에서 3조원 이상으로 형성돼야 적정 수익을 낼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업계 내 유일한 상장사인 삼성카드의 PBR은 0.5~0.6배 정도에 그친다. 이를 자본총계 3조3000억원인 현대카드에 적용하면 상장시 예상되는 기업가치는 약 2조원 혹은 그마저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카드의 거래 가격을 감안하면 현대카드가 2조원 정도 된다는 것이다. 삼성카드가 원래 가치대로 거래되는 게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을 단순히 삼성카드 거래 가격을 준용해서 2조원대라는 가격이 맞고 틀리다는 얘길 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 FI들이 원하는 가격은 첫 평가인 1조6000억원보다 훨씬 높을 텐데 그래서 적어도 2조5000억원 이상은 받아야 상장이 가능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게 된 것이다. 삼성카드 거래 가격을 보면 2조5000억원 받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다만 아직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공모가격이 예상되는 가치에 부합하지 않으면 IPO 추진이 무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카드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2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4% 증가했다. 8개 카드사 전체의 상반기 순익이 전년 비 2.7%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과 지급결제 시장 포화 등으로 업황 악화 타격을 받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카드의 신용카드 이용액(일시불·할부 합산) 점유율은 15.6%(42조2458억원)로 7개 전업 카드사 중 4위다.

증권가는 카드업계 업황을 고려할 때 공모가격이 높게 나오긴 힘들다고 판단했다.과거 교보생명 사례처럼 공모 가격이 FI들의 기대지에 맞지 않을 경우 공모가 좌초될 가능성도 있다. 당시 교보생명 FI들은 공모에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풋백옵션을 강행하겠다고 맞섰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카드에 적용된 PBR은 0.5배 수준이지만 최근 M&A시장에서 거래된 롯데카드 PBR은 0.8배이다. 현대카드 PBR은 그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카드의 PBR이 적용될 경우 현대카드도 2조6000억원 수준까지 오르게 된다. 김 연구원은 “다만 업황 자체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에 IPO를 할 때 높은 벨류에이션을 받을 것 같지는 않다는 게 결론”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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