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1000명 간접고용 효과 기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통 큰 투자’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미래 동력으로 선택한 차세대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QD-OLED(퀀텀닷 디스플레이)에 13조원을 투입하고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도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QD 디스플레이는 퀀텀닷(Quantum Dot) 물질과 유·무기 발광재료 기술을 융합한 혁신적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10일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 탕정 사업장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인 QD-OLED 디스플레이 생산시설 구축 및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계획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2025년까지 13조1000억원을 투자해 아산1캠퍼스에 세계 최초 ‘QD 디스플레이’ 양산라인인 ‘Q1라인’을 구축하고 선 초기 3만장(8.5세대) 규모로 2021년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해 65인치 이상 초대형 QD디스플레이를 생산한다. 이를 위해 기존 8세대 LCD 라인을 단계별로 ‘QD’ 라인으로 전환한다.
또한 QD 신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기존 LCD 분야 인력을 QD 분야로 전환 배치하는 한편 QD 재료연구와 공정개발 전문 인력도 신규로 채용하고 5년간 약 8만1000개의 일자리를 만든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에 대한 투자를 통해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이는 중국 정부의 막강한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의 생산량 증가로 LCD 시장의 공급 과잉이 심화되고 수익성이 크게 나빠졌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LCD 주력 생산라인인 탕정 L8-1 생산라인은 가동을 중단했으며 다른 LCD 생산라인인 L8-2와 L7-2에서도 감산을 통한 생산량 조절에 나선 상태다.
지난 8월 26일 이 부회장은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 사업장을 방문했을 때도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 강화에 대한 굳건한 의지를 드러내며 “지금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지금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선도해야 한다. 기술만이 살길이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 6월 1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진행한 관계사 사장단과의 회의에서도 이 부회장은 “지난해 발표한 3년간 180조원 투자, 4만명 채용 계획은 흔들림 없이 추진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활성화에도 기여해야 한다”며 미래를 위한 차질 없는 투자를 당부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올 4월에도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삼성은 2030년까지 133조원의 투자와 1만5000명의 고용 창출을 골자로 하는 ‘반도체 비전 2030’을 통해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소재·부품·장비 기업 20개사 등과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공급망 안정화 ▲원천기술 내재화 ▲부품경쟁력 제고 ▲신기술 해외유출 방지를 위해 사업 초기부터 소재·부품·장비 등 국내 후방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국내 디스플레이 전문 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국내 대학들과 함께 ‘디스플레이 연구센터’를 설립하는 등 산학협력도 강화할 예정이다.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자연색에 가까운 빛을 내는 반도체 입자인 QD는 대형 디스플레이 산업의 미래 성장 비전이다. 이번 투자를 통해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