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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헬릭스미스 사태’…효능이든 혼용이든 재임상 불가피
혼돈의 ‘헬릭스미스 사태’…효능이든 혼용이든 재임상 불가피
  • 송채석 기자
  • 승인 2019.09.25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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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명 임상 중 60여건 약물 혼용
원하는 연구결과 도출 실패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이사가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NH투자증권 강당에서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VM-202)’의 당뇨병성신경병증(DPN) 치료 목적의 미국 임상 3-1상 결과 설명을 하고 있다.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이사가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NH투자증권 강당에서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VM-202)’의 당뇨병성신경병증(DPN) 치료 목적의 미국 임상 3-1상 결과 설명을 하고 있다.

바이오 반등의 열쇠로 기대 받던 헬릭스미스가 약물 혼용으로 임상시험 결론 도출에 실패했다고 발표하면서 원인으로 임상시험 품질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임상시험 퀄리티 관리 실패가 원하는 데이터 도출에 차질을 일으켰기 때문이라는 시각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임상 3상 발표를 연기한 헬릭스미스에 대해 “효능이든 혼용이든 재임상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급격한 가치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헬릭스미스는 뇨병성 신경병증 유전자 치료제 VM202(엔젠시스) 첫 번째 임상 3상 결과 VM202를 맞지 않아야 할 환자에게서 VM202가 검출되는 등 약물 혼용이 일어나 유효성을 평가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다.

약물 혼용이 일어난 임상시험 결과 VM202는 1차평가변수인 투여 3개월 통증 감소 효과가 위약 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못했다. 2상과 비교해 진통 효과가 낮았다. 헬릭스미스는 지난 16~18일 미국 시카고에서 데이터 리뷰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

당초 이번 주 중 미국 3상 탑라인(임상의 성패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데이터)을 발표하려 했으나, 후기 3상시험 이후로 미뤄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헬릭스미스는 기대했던 3상 결과를 방해한 원인으로 임상시험 과정 중 발생한 약물 혼용을 꼽고 있다.

김선영 대표는 “유효성 결과 검토 중 PK(약동학) 데이터에서 중대한 결함이 발견됐다”며 “일부 위약군 환자의 혈액 샘플에서 VM202가 검출됐고, 일부 VM202군 환자에서는 VM202 DNA의 양이 기대치보다 매우 낮게 나와 위약군과 VM202가 혼용된 가능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헬릭스미스는 500명의 당뇨병 환자를 VM202 투여군과 생리식염수 같은 인체 무해한 가짜 약을 투여하는 위약군으로 나눠 3-1상을 진행했다.

그런데 VM202를 투여하지 않은 위약군에서 VM202 DNA가 고농도로 검출된 경우가 36건, VM202 투여군임에도 VM202 DNA가 저농도로 검출된 경우가 32건에 달했다. 60여건의 약물 혼용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임상시험에서 약물 혼용이 발생할 순 있으나 500명 중 60여건은 매우 많게 느껴진다”면서 “CRO(임상시험 대행 기관)뿐 아니라 임상 사이트의 역량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헬릭스미스는 임상 품질 관리를 맡은 신디 피셔 박사를 중심으로 지난주 원인조사팀을 꾸렸다. 의료기관 등 임상 사이트에서 제대로 기준을 지키지 않았을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소송도 준비 중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복수의 임상 사이트에서 (위약과 VM202를) 바꿔 썼을 가능성에 의혹을 갖고 있다”며 “총 25개의 임상사이트가 운영됐는데, 어떤 사이트는 우수하게 관리한 반면 일부 작은 사이트에서는 기준을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피험자를 무작위 배정할 때 코드 혼선 ▲주사 투여 시 차이 ▲피험자의 통증 일기 규정 준수 여부 ▲병용 약제 문제 ▲임상시료 간 품질 차이 등의 원인을 꼽아 추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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