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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메디톡스, 다시 불붙은 보톡스 균주 전쟁…최종 결판 언제?
대웅제약-메디톡스, 다시 불붙은 보톡스 균주 전쟁…최종 결판 언제?
  • 송채석 기자
  • 승인 2019.08.30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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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포자감정 결과서 대웅 ‘포자 형성’ 확인
균주 유출 여부 다투턴 국내 민사소송의 중요 변곡점
미국 ITC 조사는 진행 중…9월 조사 결과 제출 후 11월 첫 재판 예상
감정 시험에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가 포자를 생성한 모습. 사진 상의 붉은색 화살표가 포자 형성 이미지이며 다량의 포자가 선명하게 생성된 모습이 감정 결과로 확인됨.
감정 시험에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가 포자를 생성한 모습. 사진 상의 붉은색 화살표가 포자 형성 이미지이며 다량의 포자가 선명하게 생성된 모습이 감정 결과로 확인됨.

한국과 미국을 가로지르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균주 전쟁에서 대웅제약이 결정적인 승기를 잡은 정황이 포착됐다. 

메디톡스 전직자가 빼돌린 균주로 대웅제약이 제품을 만들었는지 밝혀낼 수 있는 ‘포자(spore) 형성 여부 감정’에서 “양사 균주가 서로 다르다”는 과학적인 결정적 증거를 얻어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포괄적인 조사가 진행 중인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ITC)의 분석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아 이번 국내 포자 감정 결과가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되고 있다. 

30일 대웅제약은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생산에 사용되는 균주가 포자를 형성함에 따라 메디톡스와 대웅의 균주는 서로 다른 것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이번 결과는 양사가 진행 중인 국내 민사 소송 중 법원이 지정한 국내외 전문가 감정인 2명의 입회 아래 실시한 시험에서 나왔다. 

양사가 각각 추천한 감정인들은 포자감정 시험을 통해 확인한 포자 형성 여부 결과를 법원에 제출했다. 대웅제약 측이 14일, 메디톡스 측이 29일 제출했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 제출 다음 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2년 전 메디톡스는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균주 및 생산방법이 메디톡스로부터 유출됐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메디톡스는 “자사 균주 ‘홀A하이퍼(Hall A Hyper)’가 어떠한 경우에도 포자를 형성하지 않아 대웅제약 균주가 포자를 형성하는지, 하지 않는지 확인하면 유출 여부도 알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포자는 균이 생존이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생성하는 일종의 보호막이다. 일반적으로 모든 보툴리눔 균은 포자를 형성한다고 알려져 있다. 메디톡스의 홀A하이퍼 균주는 포자 형성 능력이 사라져 버린 매우 독특한 특성을 지닌 균주로 알려졌다. 

이번 포자 감정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결정 아래 대웅제약 균주의 포자 생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시험이다. 

그 결과,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가 포자를 생성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균주의 포자 형성 유무는 이번 소송에서 가장 결정적인 사항”이라며 “메디톡스는 자사 균주가 포자를 생성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중점을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법원 판단에 따라 이뤄진 이번 감정시험 결과는 결정적인 증거임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포자 감정 결과가 나왔다고 재판이 끝난 것은 아니다. 포자 감정 결과는 양사 균주 정체의 동일성 여부를 알 수 있는 결정적인 검사이긴 하지만, 이 결과를 토대로 국내 재판부가 양사의 균주 논쟁을 끝낼지 메디톡스가 주장하는 대로 염기 서열 분석 등을 추가할지 등을 아직 알 수 없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ITC)에서도 관련 분석이 진행 중이어서 국내 재판부가 ITC 결과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메디톡스는 지난 2월 미국 파트너 엘러간과 함께 ITC에 전(前) 직원이 보툴리눔 톡신 균주 및 전체 제조공정 기술문서를 절취해 대웅제약에 제공했다고 제소한 바 있다. 

양사 전문가들은 다음달 20일까지 ITC에 균주 조사 결과를 각각 제출할 계획이다. 이후 이르면 11월 중 재판이 진행하고, 내년 1월 예비 판정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최종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다. 

애초 포자 감정 필요성을 주장한 메디톡스는 이번 결과를 양사 균주가 다른 결정적인 증거로 받아들일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이날 메디톡스는 “모든 혐의는 9월20일까지 ITC에 제출되는 양사의 균주 조사 결과로 완벽히 밝혀질 것이다. ITC는 형사 사건 등에 활용하는, 철저하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양사의 균주를 조사하고 있다. 국내 민사소송에서의 포자 감정 결과에 관한 대웅제약의 주장은 일부 내용만 부각한 편협한 해석에 불과해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과 미국을 가로지르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균주 전쟁에서 대웅제약이 결정적인 승기를 잡은 정황이 포착됐다.
한국과 미국을 가로지르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균주 전쟁에서 대웅제약이 결정적인 승기를 잡은 정황이 포착됐다.

특히 이번 포자 감정에 쓰인 대웅제약 균주가 나보타 생산에 실제 쓰이는 균주와 동일한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포자 감정 시험만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나보타 제조에 실제 쓰이는 균주와 이번에 조사한 균주의 동일성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를 포함한 내용을 각사 전문가가 ITC에 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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