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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Recession)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고 조용히 올 수 있다.
경기침체(Recession)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고 조용히 올 수 있다.
  • 황윤석 논설위원
  • 승인 2019.08.26 0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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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윤석 논설위원

미중간에 무역전쟁이 완화되나 싶었는데 완화는커녕 시간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중국이 750억$ 미국산 제품에 5%와 10% 추가관세를 부과하기로 맞불을 놓았다. 미국이 발표한 그대로 9월1일과 12월15일로 각각 나누어 부과한다고 밝혔는데 트럼프가 수입하라고 압력을 넣은 미국산 대두 등 농산물에 집중되어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떠오른다.

발끈한 트럼프는 기존 2500억$에 대해 관세를 30%로 올리고 3200억$에 대해서도 관세를 10%에서 15%로 올린다고 발표하는 등 자신이 던진 부메랑이 다시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아이러니를 미처 예측하지 못한 듯 난감해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휼륭한 친구"로 "좋은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던 중국의 시진핑 주석을 '敵'으로 돌리면서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의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할 것을 주문하는 등 오락가락 갈 지(之)자 행보를 보이자 지난 주말 미국 증시는 다시 -2%, -3%대 급락했고 결국 S&P 500 11개 전업종이 하락으로 마감했다.

Pay-Roll tax cut이라고 하는 감세정책을 발표한 트럼프와는 달리 백악관이 이를 부인하는가 하면 트럼프는 연일 미국의 연준과 파월을 향해 아군인가 적군인가, 어느편인가라는 식의 강도높은 비판과 함께 강달러를 해소하고 중국의 대규모 불공정 흑자를 제압하기 위해서는 한꺼번에 -1% 이상의 큰 폭의 금리 인하를 해야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이제 더이상 나올 악재가 없는 미중간의 무역갈등의 격화보다 사실상 더 무서운 것이 바로 경기침체 즉 R의 공포다.

장단기 국채금리의 역전현상이 미국 증시에서 다시 나타나면서 글로벌 경기침체의 우려는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2년물 국채금리가 10년물 국채금리를 넘어서면서 폭락했던 미국 증시는 지난 주말 2년물과 10년물 금리가 모두 1.53%를 기록하면서 다시 R의 공포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홍콩의 송환법 철폐 시위는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요구 등 민주화 시위로 확산되면서 중국의 무력진압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이것 또한 제2의 천안문 사태로 지정학적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범죄인 인도 법안 소위 송환법에 반대하며 지난 6월9일 시작한 홍콩 시민들의 시위가 지난 주말 무력충돌이 빚어진 가운데 중국 당국의 무력 진압 등으로 사태가 심각한 국면으로 치달을 경우 홍콩 관련 파생금융상품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체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액 47조 6585억 가운데 67.5%에 이르는 32조 1869억원이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다.

ELS는 연 4-6%의 수익을 내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만기 이전에 기초자산 가격이 미리 정해진 수준 밑으로 떨어지는 경우에는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국내 ELS 상품 대부분은 발행시점보다 지수가 35-50% 가량 하락할 때 원금 손실이 발생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얼마전 국내 은행 2곳이 원금 전액 손실이 예상되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중 절반 가량을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판매하고 매수자 10명중 2명은 심지어 펀드 같은 투자상품을 사본 적이 없는 초보자라는 점에서 향후 분쟁 조정과정에서 책임소재를 따질 경우 중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시작되어 저금리 저성장 시대가 장기화되면 위기를 체감하지 못하거나 자칫 위험자산 투자 비중이 높은 투자자들은 큰 손실에 노출될 수 있다.

왜냐하면 글로벌 경기침체는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생각한 것보다 훨씬 빠르고 조용하게 올 수 있기 때문이다. (A global recession may be coming a lot sooner than anyone thou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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