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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어닝쇼크’에 이은 감산 ‘극약처방’…日 수출 규제 상황 ‘정면돌파’
SK하이닉스, ‘어닝쇼크’에 이은 감산 ‘극약처방’…日 수출 규제 상황 ‘정면돌파’
  • 윤상현 기자
  • 승인 2019.07.26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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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시장 연말께 회복세 보여…낸드 하반기부터 수급 안정화될 듯

세계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 2위 기업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반도체 불황의 높은 파고와 메모리 업황 부진으로 인한 가격 하락으로 올해 2분기에 어닝쇼크를 맞은 가운데 결국 감산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계획을 세웠다. 

SK하이닉스가 감산에 돌입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반도체 시장이 꽁꽁 얼어붙던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 규제 사태까지 연이어 터지자 반도체 생산량을 줄여 장기화된 반도체 수요 감소에 대한 위기 상황을 타개하자는 극약처방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26일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차진석 부사장은 어제 열린 2분기 콘퍼런스콜을 통해 “수요 변화에 맞춰 D램과 낸드플래시의 생산량과 투자를 유연하게 조절해 이번 ‘다운턴(하강 국면)’을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감산 카드를 꺼내든 것은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는 ‘어닝쇼크’가 2분기 연속 이어지고 있는 위기상황인데도 글로벌 반도체 업황 개선은 기미 조차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주요 생산품 중 가장 비중이 높은 D램은 수요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큰 모바일과 PC 시장에 적극 대응해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13% 늘었으나 가격 약세가 지속돼 평균판매가격은 24% 하락했다. 낸드플래시도 가격 하락에 따른 수요 회복세로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40% 증가했으나 평균판매가격은 25% 하락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메모리 시장 수요의 회복세는 올 하반기부터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3분기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기준 출하량 증가)는 D램의 경우 한 자리수 중후반 증가하며 낸드는 증감이 크지 않아 있더라도 한 자리수 초반으로 예상한다. 연간으로는 저조한 서버D램 수요를 반영해 D램이 10% 초중반으로 기존 대비 하향 조정하며 낸드는 40% 후반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더욱이 서버 고객사의 재고가 줄어들며 연말에는 서버 D램 수요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서버 고객 수요 회복의 관건은 재고라고 보고 있다. 현재 재고 수준이 감소하고 있고 연말이 도면 정상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여 서버 고객 수요는 어느 정도 회복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모바일 D램은 중국 스마트폰 고객사의 수요로 늘어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스마트폰 고객의 수요가 지속 확대중에 있다. 고객별로 상황이 다르긴한데 어떤 고객은 추가 수요도 있고, 어떤 고객은 보수적으로 운영하던 기조가 바뀌어 추가 물량을 확보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PC D램 수요 역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PC수요는 자사 실적을 보더라도 1분기 대비 2분기 큰 폭의 상승이 있었다, 윈도우10 영향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CPU부족 현상이 해소된 측면이 있다”고 부연했다. 

낸드플래시는 공급 문제가 해결되면서 하반기 부터 가격이 안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낸드 시장 측면에서만 보면 수급 불균형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는 공급사 재고 수준이 3분기 해소되며 수급 및 가격이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수급 가격 안정화는 4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본 지진의 여파로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 생산이 차질이 빚어진 것도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수급 불균형의 원인이었던 공급사 재고는 이전 예상 대비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고객사의 낸드플래시 재고에 대해 “각 응용분야 별 재고 수준은 고객별 편차가 있지만 대부분 4~6주 수준의 정상적인 재고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하반기 수요대비 자사 판매 예상을 고려하면 자사 재고 수준은 지속 감소해 연말에 정상 재고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현물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D램 현물가격 상승 추세가 OEM고객과 계약여부에 영향을 미칠지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아직 OEM고객은 상황을 관망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부 고객에서 수요 확대 가능성도 있지만 여러 시그널이 혼재된 상황”이라고 답했다. 

결국 SK하이닉스의 실적 악화 주범은 반도체 가격의 급락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화된 반도체 수요 감소로 반도체 시장은 올해 상반기 내내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는 ‘공급과잉’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고 이는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바로 이어졌다.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 여파로 반도체 가격이 깜짝 반등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지난해 8달러가 넘던 D램 고정거래가격(DDR4 8기가비트)은 지난달 3.31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적인 변수가 상존하고 있는 시장 환경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생산과 투자를 조정할 방침이다.

D램은 생산 캐파(CAPA, 생산능력)를 4분기부터 줄인다. 최근 성장세에 있는 CIS(CMOS 이미지 센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하반기부터 이천 M10 공장의 D램 캐파 일부를 CIS 양산용으로 전환한다. 여기에 D램 미세공정 전환에 따른 캐파 감소 영향이 더해져 내년까지 D램 캐파는 지속 줄어들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고객 수요도 감소하고 있고 재고 건전화를 위해 20나노급 제품은 추가로 축소할 것이다. 상대적으로 10나노급 제품 비중은 증가하고 있다. 2분기 말에 40%였다면 연말에는 80%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발전한 2세대(1Y) 나노급 제품은 컴퓨팅과 모바일 분야에서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이겠다고 밝힌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도 15% 이상으로 줄일 것이라 덧붙였다.

낸드플래시는 72단 중심으로 운영하되, 하반기부터 96단 4D 낸드 비중을 늘려 고사양 스마트폰과 SSD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128단 1테라비트(Tb) TLC(Triple Level Cell) 4D 낸드는 내년 하반기부터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에 인증과 양산 안정화 기반을 마련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향후 96단 낸드 생산 공정을 128단으로 전환해나간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SK하이닉스의 128단은 96단과 주요 소자 및 공정을 동일하게 만들어 안정적이며 빠르게 전환이 가능하다. 또한 상대적으로 테크 전환 효율성도 우수해 적기에 128단으로 전환해 근원적 경쟁력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에 대해 “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예의주시하며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수출 규제가 강화된 일부 푸목에 대해 회사가 가능한 범위에서 재고를 적극 확보하고 있다. 밴더를 다변화하고, 공정 투입 사용량을 최소화하면서 최대한 생산 차질이 없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날 2019년도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4522억원, 영업이익 637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5%, 전년 대비 3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53%, 전년 대비 89% 하락했다.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영업이익률은 9.9%에 그치며 두 자릿수 아래로 추락했다.

김영건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M10 팹(Fab)의 D램 생산 라인을 CIS(CMOS image sensor)라인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재고 정상화를 위해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 축소에 대해서도 “연말 기준 3주 중반의 정상 재고 수준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정상화된 재고 수준에서 내년 2분기부터는 D램, 낸드 모두 평균판매단가(ASP)의 전분기 대비 상승이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내년 D램 영업이익은 6조7500억원 예상한다. 낸드의 경우 내년 3분기부터 흑자로 전환해 연간 적자 규모가 5630억원으로 축소될 것으로 추정한다. 내년 전사 영업이익은 6조1800억원으로 올해 대비 102.4%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공급 조절에 의한 재고정상화 효과 외에도 향후 메모리 구매자들의 구매 정책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 더욱 긍정적이다. 감산은 과점체제에서 시장점유율과 직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업황 개선에 대한 의지가 반영돼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 세계 D램 시장은 시장 점유율 30%를 차지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감산 선언에 어떠한  영향이 끼칠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등 글로벌 D램 업체들의 추가 감산 여부에 글로벌 IT업체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만약 실적 악화와 일본의 수출 규제라는 공통의 악재를 겪고 있는 삼성전자도 만약 감산에 나선다면 글로벌 메모리 시장은 수요 우위 시장으로 단박에 바뀌면서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하지만 삼성전자 관계자측 “1분기 때 밝힌 D램 생산 라인 최적화 작업으로 발생한 자연 감산 외에 현재 추가적인 감산을 계획하지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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