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포스트
주요뉴스
진에어 연이은 악재에 ‘사면초가’…국토부, 조현민 전무 소명 요구
진에어 연이은 악재에 ‘사면초가’…국토부, 조현민 전무 소명 요구
  • 윤상현 기자
  • 승인 2019.07.19 11: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토부 제재·일본 여행 보이콧에 주주 소송까지 ‘설상가상’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2위 업체 진에어가 최근 일본의 경제제재로 촉발된 일본 불매 운동과 주주 소송 등의 각종 악재로 골치를 앓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8월에 시작된 국토교통부 제재 1년이 다 되가는 현재까지 풀릴 조짐이 보이지 않아 어려움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더욱이 국토부는 ‘물컵 갑질’사건으로 잠시 물러났다가 지난달 지주사에 경영 복귀한 조현민 전무에 대한 소명도 요구하고 있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한누리는 진에어의 허위공시로 인해 손해를 입은 주주들을 모아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김도곤 국토부 항공산업과장은 “진에어가 (경영문화)개선 계획을 제출·도입한 것뿐 아니라 개선효과 등 실질적인 부분, 특히 작년 ‘갑질 사태’의 당사자인 조현민 전무의 지주사 복귀에 따른 영향과 실질적인 개선 부분도 소명해야 할 것”이라며 “아직까진 소명한 부분이 투명하지 않아 진에어 내부뿐 아니라 외부에서 볼 때도 개선에 대한 확신이 심어지는 공감대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진에어는 그동안 여러차례 제출해온 경영문화개선 보고서에 이어 실질적인 개선 효과에 대한 소명 서류를 제출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진에어 관계자는 “경영문화 개선 사항 결과 제출에 대해 국토부와 최종적으로 조율·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국토부가 진에어에 구체적으로 요구한 조 전무 소명건은 지난해 8월부터 받아온 제재의 중심에 서있던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이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그룹 경영에 복귀한 데 대한 것이다. 진에어로 돌아온 건 아니지만 모기업으로 복귀함에 따라 진에어에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난 1년간 경영문화개선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제재 해제를 하루빨리 당기려 했던 진에어에 또 다른 숙제가 생긴 셈이다. 

이에 한누리는 진에어가 2017년 12월 상장 당시 주주 투자판단 중요 사항에 해당하는 조현민 전 부사장의 불법등기임원 재직 등을 숨겼다가 물컵 갑질 사건 이후 발각되면서 주주들에게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일본 경제 제재에 의한 반도체 소재 수출 제한 조치가 일본 여행 보이콧으로 이어지고 주주 소송이라는 악재를 연달아 맞닥뜨리게 된 진에어는 지난달 조현민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로 인해 국토부의 제재마저 풀릴 가능성이 희박해 졌다.

이에 국토부 제재에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진에어는 상장 4개월 만인 2018년 4월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이 불거진 직후 미국 국적자인 조현민 전 부사장의 불법 등기임원 문제로 항공 사업 면허 취소 위기에 몰렸다. 이어 고(故)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사장 등 오너 일가가 공식 업무 권한 없이 내부 문서를 결재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은 더욱 확대됐다. 

국토부는 조현민 전 부사장의 임원 재직이 면허 결격사유이지만 사회‧경제적 부정적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지난해 8월 17일부터 신규노선 허가, 신규 항공기 등록, 부정기편 운항허가 등을 제한하는 제재를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토부 제재 결정이 내려지면서 공모가 3만1800원이었던 진에어 주가는 국토부 제재 발표일에 2만3050원으로 하락했고 7월 12일 기준 1만8200원으로 공모가 대비 무려 45%나 하락한 상태다. 주가 하락은 고스란히 진에어 주주 피해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한누리측은 외국인 등기임원 재직과 총수 일가 무단 경영 등으로 항공면허가 취소되거나 신규노선 허가 등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은 투자자의 합리적 투자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사항에 해당하지만 상장 당시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에 기재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진에어가 허위 공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에어 주주를 대리해 진에어와 관련자를 상대로 증권신고서 등 허위기재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고 진에어 상장 당시 일반공모를 통해 기명식 보통주를 취득했다가 2018년 4월 16일 이후 매도해 손실을 봤거나 아직 주식을 보유 중인 피해주주를 모집하고 있다.

진에어는 설상가상 최근 국내에서 거세지고 있는 일본 여행 보이콧 움직임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항공‧여행업계는 한‧일 갈등이 고조되면서 일본 여행 수요가 줄고 있다. 

일본 정부의 반도체 수출 제한 조치 이후 국내 여론이 악화되면서 일본 제품 불매 운동과 일본 여행 보이콧 등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저가항공사인 코리안익스프레스는 일본을 찾는 한국 관광객의 예약 취소가 이어지면서 김포공항과 일본 시마네현 이즈모공항을 잇는 전세기 운항을 당분간 중단했다. 

국내 최대 일본 여행 온라인 커뮤니티인 ‘네일동(네이버 일본 여행 동호회)’이 운영 중단을 선언하면서 일본 여행 보이콧은 갈수록 확산되는 분위기다. 

항공업계에서는 통상 항공권 예매가 1~2개월 전에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오는 8월부터 일본 여행 보이콧 영향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진에어는 다른 LCC에 비해 일본 노선 취항 비중이 낮은 편이지만, 지난 1분기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24%가 일본 노선에서 발생한 만큼 타격이 불가피하다. 일본은 동남아(45%) 다음으로 매출 비중이 큰 지역이다. 

문제는 다른 항공사들은 신규 취항을 통해 일본 노선 부진을 만회할 수 있지만, 진에어는 국토부 제재로 발이 묶여 있다는 것이다. 진에어는 지난 5월 중국 운수권 배분에서 아예 배제되기도 했다.

국토부 제재 해제는 조현민 전 부사장이 지난 6월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복귀하면서 멀어졌다. 국토부와 진에어는 경영문화 개선 대책 이행을 조건으로 제재 해제 방안을 논의하고 있었지만 조현민 전 부사장이 복귀한 이후 협의가 중단됐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국제 단거리 노선에서 수송객 점유율이 7%대에서 6%대로 하락했고, 지난 5월 사상 처음으로 티웨이항공에 2위를 내줬다. 규제가 시장 지위 약화로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 상태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3위권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