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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보복성 일본 수출 규제 장기화 가능성에 초긴장 돌입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보복성 일본 수출 규제 장기화 가능성에 초긴장 돌입
  • 신정수 기자
  • 승인 2019.07.10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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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D, 일본산 고도불화수소 대체할 제품 테스트
보복 장기화 시 ‘올레드 확대 전략’ 차질 우려도
“사업·투자 위축될 수 있어…속도 조절 가능성”
엄격하게 심사한다고 발표했다. 강화된 수출 규제는 오는 4일부터 적용된다. 사진은 2012년 5월 10일 서울에서 삼성의 55인치 OLED 텔레비전이 선보이고 있는 모습.
엄격하게 심사한다고 발표했다. 강화된 수출 규제는 오는 4일부터 적용된다. 사진은 2012년 5월 10일 서울에서 삼성의 55인치 OLED 텔레비전이 선보이고 있는 모습.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조치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것이라는 전망이 예시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회사들의 올레드(OLED, 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 전략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가시화 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국산 소재 비중 확대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강경 일변도인 일본 정부의 보복이 이어지면 추가적 타격이 예상된다는 전망이다.

앞서 일본 정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공정에 필요한 핵심 소재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 감광액(포토레지스트), 불산 등 3개 품목의 한국에 대한 엄격한 수출 심사를 4일부터 적용했다. 

이 중 불산은 반응성이 매우 커 금속은 물론 유리나 실리콘을 녹이는 물질로 반도체 식각 및 세정 공정과 디스플레이 슬리밍 공정의 소재로 사용된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불소 처리를 통해 열 안정성과 강도 등의 특성을 강화한 폴리이미드(PI) 필름으로, 플렉서블 올레드용 패널의 핵심 소재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다각적으로 점검하고 있으며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를 예고한 지난 1일부터 사태 파악과 대책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일본 카네카에서 기판용 폴리이미드를 공급받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일본 우베코산과의 합작사인 유에스머티리얼즈로부터 폴리이미드를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LG디스플레이는 일본의 수출 규제 품목 중 불산(고순도불화수소·에칭가스) 외에는 타격이 없다는 입장이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반도체 업계보다 수출 규제로 인한 범위가 적으며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일본산 고도 불화수소를 대체할 중국과 대만산 제품의 품질을 테스트 중이다.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인 강인병 부사장은 전날 열린 ‘산업미래전략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체 불산 사용량에서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율이 그렇게 크지 않다. 중국, 대만산의 품질 차이가 많이 날 지는 테스트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일본의 무역보복이 장기화되면 올레드 확대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LCD(액정표시장치) 산업에서 중국의 추격이 계속 되자 올레드 중심의 사업구조 전환을 통한 재도약을 꾀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하반기부터 대형 올레드 생산 투자를 본격화하고 수 년 간 투자를 지속할 것이란 관측이 계속 됐다.

하지만 전날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상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해 “협의 대상이 아니며 철회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밝히며 기존 사업 계획이 수정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다음달 말 ‘화이트 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방식의 보복 조치를 추진하며, 현재 세 가지 품목 외에 발생할 수 있는 추가적 타격도 염려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국내 기업들의 목을 더 세게 조일 수도 있는 엄청난 변수를 내놓았기 때문에 사업이나 투자 등 모든 것이 위축될 수 있다. 날벼락 같은 상황에 처하면서 속도 조절을 안 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소재가 아닌 다른 나라의 소재 제조사를 활용하면 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불화수소의 경우 다른 국가에서 조달 노력이 이어져도 공급 부족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며 “만약 중국, 대만에서 대체제를 가져와도 고순도로 바꿀 업체의 설비가 생산 능력이 충분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세 가지 품목 중 포토 레지스트와 불산은 국내 업체들이 일부 생산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품질 등에서 분명 차이가 있다. 일본의 원재료를 정제하고 재가공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소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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