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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Ploblem?
No Ploblem?
  • 황윤석 논설위원
  • 승인 2019.07.0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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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북미 정상회담 깜짝 쇼와 비핵화 vs 경제제재 해제
황윤석 논설위원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다. 50여분간의 단독회담- 사실상 제3차 북미회담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정전 선언 66년만의 역사적인 만남이자 DMZ 군사분계선을 월경(越境)한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된 것이다. 

2월 하노이 북미회담이 결렬된 이후 4개월만이다. 오사카에서 G20정상회담이 열리는 동안  미국 실무고위진들이 일찌감치 한국에 입국하여 북한과의 회담을 조율했는데 특히 비건은 전날 밤 북한 고위층과 밤새 판문점 극비회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언론들 조차 이번 깜짝 DMZ 회동은 트럼프의 국면전환용 대선용 카드라고 일제히 보도하면서 허를 찔렸다고 자인할 정도였으니 가히 리얼리티쇼라 할만하다.

이번 G20 정상회담에서 미중 협상을 지켜보던 수많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추가관세 부과를 연기하고 다시 협상을 재개한다는 예상 모범답안이 나오면서 안도의 한숨으로 가슴을 쓸어내리는 동안 트럼프는 뜻밖의 DMZ 회동이라는 깜짝 이벤트 쇼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중국은 예상했던대로 화웨이 제재 철회를 요구했는데 미국은 제재 연기 검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장의 예측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던 것과는 판이한 깜짝 히든 카드였다. 국내외 대다수 정치평론가들이 트럼프의 제안에 김정은이 응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한 것과는 달리 김정은이 판문점에 나타나 트럼프와 군사분계선을 넘나드는 세기의 깜짝쇼를 펼쳤다.

이를  두고 '평화를 향한 인류사의 이정표'라든지 '위대한 역사의 시작'이라는 정치적 수사가 난무하는 것도 일견 타당해 보인다.

김정은과의 단독회담에서 트럼프는 한술 더떠 백악관으로 초청하기도 했는데 김정은은 가타부타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1차 싱가포르, 2차 하노이 회담의 고단한 여정이라는 측면에서 김정은이 선뜻 수락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과연 그동안 앵무새처럼 "비핵화 먼저" vs "경제제제 해제 먼저"의 평행선 줄긋기를 되뇌어온 북미관계의 진전이 과연 가능할 것인지를 주목하게 된다. 회담이 끝난 후 트럼프는 2-3주내로 실무팀을 구성해 북한과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하는 등 속전속결의 분위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며 결국은 탑다운 방식으로 분리가 아닌 일괄 타결을 추진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예의 변함없이 경제제재 해제를 서두르지 않겠다고도 했다. 결국 비핵화 없이는 경제제재 해제는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셈이다.

내년도 11월 재선을 앞둔 트럼프로서는 일찌감치 재선 출마선언을 한 상태이고 민주당 대선후보가 24명이나 난립한 상황에서도 현재 여론조사 결과 존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민주당 유력후보에게 작게는 6% 많게는 10% 뒤지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이러한 상황이 국면전환용이라는 것이 쉽게 이해가 간다.

특히 최근 시진핑의 방북이후 중국이 한반도 평화에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는 발표가 나오자 미국 상무부는 대북 경제제재를 위반해 북한의 무역과 금융지원을 하고 있는 중국 3대 은행에 대해 세컨더리 보이콧을 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인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훌륭하고 따뜻한 사람이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중국의 시진핑과는 무역전쟁의 혈투에서 일시적으로 휴전을 한 상태이고 다시 언제라도 관세폭탄을 다시 터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트럼프 각본 감독의 DMZ 깜짝쇼도 조기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취임 이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긴장이 고조되고 남북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지만 취임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한반도 긴장 완화라는 자신의 업적을 자화자찬한 트럼프를 두고 노벨평화상을 염두에 둔 지상최대의 쇼라고 벌써부터 폄하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벌써부터  주식 토론방에는 남북경협주의 2차랠리가 다시 시작된다는 낙관론과 비핵화-경제제재 식상한 메뉴 달라진 것이 없다는 비관론의 날선 공방이 뜨겁다. 이번 반등을 이용해 팔고나와야 한다는 측과 이번 반등이 새로운 랠리의 시작이라는 측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어쨌든 내년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로서는 북미회담과 미중협상, 그 어느 것도 급할 것이 없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유리하다. 미국의 1분기 GDP를 3.2%까지 끌어올렸고, 증시는 연일 사상최고로 신고가 랠리가 진행중이며, 위앤화 평가절하와 첨단기술 불법 이전 등 중국의 불공정한 대미무역 흑자를 바로잡기 위해 벌이는 중국과의 무역분쟁이 결국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는 트럼프의 재선 출마 슬로건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럴 때일수록 일정한 스탠스를 유지하면서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흥분해서는 안된다. 그 어느 것도 단시일 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과의 이번 협상은 어떻게 전망하냐고 물어도 북한과의 비핵화 가능성은 어떻게 전망하냐고 물어도 트럼프는 언제나 이렇게 답변했다. "No Probl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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