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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보릿고개 증시를 이겨내는 힘
5월 보릿고개 증시를 이겨내는 힘
  • 박재홍 기자
  • 승인 2019.05.08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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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높은 고개는 바로 보릿고개, 5월 보릿고개 증시를 이겨내야
글로벌 핵심 이슈 협상마다 터지는 No deal과 벼랑끝 전술
일희일비 말고, 정순왕후와 같은 투자 혜안이 필요한 때
박재홍 기자
박재홍 기자

1787년(영조33년) 영조의 정비인 정성왕후가 승하하자, 2년 뒤인 1759년(영조35년) 당시 66세의 영조가 정순왕후를 계비로 맞이할 때의 일화다. 

영조가 간택령에 뽑혀 모여진 규수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깊은 것이 무엇이냐” 물으니 다른 사람들은 산이 깊다, 물이 깊다고 대답했지만 정순왕후는 사람 마음이 가장 깊다고 대답했다. 

“가장 아름다운 꽃이 무엇인가” 물었을 때 ‘백성들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목화꽃이 가장 아름답다’고 대답했다. 

"이 세상에서 제일 높은 고개가 무엇인가"라고 묻자 다른 사람들이 저마다 높은 고개 이름을 댈 때 정순왕후 김씨는 "보릿고개야 말로 제일 높은 고개인 줄로 아뢰옵니다."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추수한 쌀이 바닥나는 5~6월에는 보리가 제대로 여물지 않아 먹을 것을 대신해 나무껍질, 진흙마저 먹기도 하였다. 소나무의 연한 속껍질을 벗겨 삶아서 부드럽게 해서 먹고, 백토라는 매우 고운 흙을 물에 개어 가라앉은 부분을 쪄 먹었는데, 나무껍질이나 흙 모두 소화가 안되니 탈이 나고 변비를 일으키는 것이 다반사였다. <똥구멍이 찢어지게 가난하다> 라는 말이 여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증권가에서 5월 증시는 흔히 보릿고개라고 한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올해도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5월 들어 각종 악재가 터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갑자기 1,170원으로 급상승하고, 북한은 미국에게 보란 듯이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하는 무력시위를 하더니,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은 5.5일 트위터를 통해 대 중국 수입품 $2,000억에 대한 관세를 5.10일부터 현 10%에서 25%로 인상하고 추가로 $3,250억에 대해서도 '단기간내(shortly)’ 25%를 부과하겠노라 발표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 핵심 당국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재확인해 시장의 공포에 불을 지폈다.  

현지시각 7일 다우지수, 나스닥 지수 등이 2% 가까이 급락했고, 유가도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배럴에 1.4% 하락한 61달러 40센트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상해종합증시는 지난 5일 트럼프대통령의 추가 관세 부과 트윗이 나오자 5%이상 폭락했다. 

글로벌 주요 협상들이 No deal 트랩에 빠졌다. 영국의 브렉시트 협상도 난항을 겪으며 노딜 브렉시트 우려로 유로화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북미간 하노이 회담도 No deal로 끝나면서 최근 북한의 무력 시위가 재개됐다. 

글로벌 핵심 이슈들이 교착 국면에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증시변동성이 확대되어 투자가들의 판단에 혼란을 주고 있다. 北美나 美中간 협상에서 보여 주는 미국의 슈퍼 노딜 협상력은 최근 보여 주고 있는 미국 경제의 호황과 에너지 패권에 대한 자신감이 그 배경이다. 

미국 경제 호황과 혁신 기업 성장

최근 발표한 미국 고용지표에서 실업률은 1969년 이후 최저치인 3.6%까지 낮아진 반면, 임금상승률은 3.2%로서 안정적이다.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 1.9%를 넘어 3%까지 성장을 바라본다는 예상이 나오는가 하면, 물가 수준은 지난 3월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 상승률이 1.6%에 불과해 미 연준의 파월 의장도 미 경제에 대해 금리 인하를 유보하고 미 경제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내놓은 바 있다. 

미국의 일자리가 당초 예상보다 늘었지만, 일자리의 질도 좋아지고 있다. 제조업 일자리가 줄어들기는 했으나, 서비스 분야 혁신기업 일자리는 늘고 있다. 가치 투자를 표방하면서 IT기술주는 쳐다보지도 않던 워렌 버핏도 애플에 이어 최근 아마존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제 미국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기술 혁신을 통해 새로운 경제 활력을 찾아 가고 있는 중이며, 나스닥이 S&P를 따라 잡을 날도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세일 가스를 통한 에너지 패권 차지

미국은 기술 혁신을 통해 셰일가스 채굴 비용을 낮추는데 성공하며, 세계 제1위의 에너지생산국으로 등장했다. 과거 원유 시장을 중동의 OPEC이 독과점 하던 시대는 지나고, 지금은 유가마저도 미국이 주도권을 쥐게 된 것이다. 

유가가 상승하면 미국의 석유 및 셰일가스 업계는 이득을 보게 되며, 유가가 오버 슈팅될 경우 미국은 적정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여 물가를 경제성장률과 키맞춤 하는 에너지 패권마저 갖게 되었다. 

이제 미국은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에너지 패권과 혁신 경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갖추고 자국 이익을 다투는 글로벌 협상에서 이익 최적화를 위해 한 치의 물러섬 없는 No deal 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우리 증시를 보는 시각

최근 한국 경제는 GDP 역성장과 함께 원화 급락의 우려로 증시가 약세로 전환되었고, 기관들은 연일 주식을 매도하기 바쁘다. 트럼프 대통령의 판을 흔드는 슈퍼 No deal 전략으로 미중 무역 분쟁 무산 공포가 우리 시장을 급락으로 이끌었으며, 언론의 선정적 제목은 개인 투자가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파생상품은 급격한 변동성 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동성 장세일수록 증시 환경을 냉철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난 1/4분기 국제경상수지는 27분기 연속 흑자(수입이 수출보다 줄어든 불안한 흑자)를 보여 주며, 5.8. 14시52분 현재 원/달러 환율이 1,168원으로 전날 미국 시장 급락 여파에도 불구하고 환율은 오히려 안정 추세에 있다.
                                                   【원달러 환율】
   

 3년 및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각각 1.72%와 1.88%로 소폭으로 하향하면서 안정세에 있다. 코스피는 4.26.부터 외국인의 연속 순매수 기조가 이어가는 가운데, 변동성을 틈탄 외국 자본의 파생상품 흔들기 국면이 보이고 있는 있다. 5.8. 코스피, 코스닥 지수는 당초 1% 넘게 급락하다가 다시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국고채 3년 수익률】
  

즉, 대중의 우려와 달리 주식과 국채 시장에서 외국인 자본의 뚜렷한 탈출 징후가 보이지 않고 있다. 국제수지 역시 흑자 추세로 원화 환율은 소폭의 변동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1,200원을 급속하게 상회하고 있지 않아 우리 증시는 악재 대비 상당한 복원력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개인 투자가들은 뉴스 제목에 일희일비 하지 말고, 우리 증시를 둘러싼 환율, 금리, 국제수지 외국인의 매매 동향 등을 세세히 관찰하면서 자신만의 투자 철학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 

이번 5월 한국 증시의 보릿고개 장세가 아무리 넘기 힘들고 불안하더라도 정순왕후와 같은 혜안으로 이겨내 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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