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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에너지, 태양광 불황에 폐업수순 밟고 있어…위기의 태양광업계
웅진에너지, 태양광 불황에 폐업수순 밟고 있어…위기의 태양광업계
  • 김규철 기자
  • 승인 2019.04.22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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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대전공장 가동률 20% 수준..인원도 40% 줄어
설비 증설해 밀고들어오는 중국발 리스크 커

웅진그룹의 핵심계열사인 웅진에너지의 구미공장이 사실상 가동 중단과 함께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는 사실상 정리수순을 밟고 있다. 이에 태양광업계는 웅진에너지가 무너지면 태양광산업 생태계가 무너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웅진에너지 살리기를 호소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웅진에너지 대전공장은 태양전지의 원료로 쓰이는 잉곳을 생산하는 기지이다. 구미 공장은 잉곳을 얇게 썰어 재가공하는 과정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2곳의 현 가동률은 20% 수준이다. 직원 숫자 역시 두 곳을 합쳐 300명 수준으로 2017년 505명을 고용했던 규모에 비교했을 때 200여명 가량이 줄었다. 

더욱이 웅진에너지는 외부감사에서 ‘의견거절’을 받아 거래정지된 상태다. 한마디로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일 한국거래소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적자에 시달리는 등 심각한 경영상태와 지난해에만 1000억원가량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누적결손금이 3642억원에 달하는 웅진에너지에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에너지 경영 악화에 가장 큰 원인은 중국 업체들의 물량공세다. 지난해 말부터 설비를 갖춘 중국 업체들이 전 세계 물량의 25%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가격경쟁력으로 밀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전지의 원재료로 쓰이는 웨이퍼의 글로벌 전체 물량이 100GW로 추정되는데 중국 업체들의 생산 케파는 25GW를 넘는 상황이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국가 차원에서 설비를 증설해 밀고들어오는 중국발 리스크가 너무 컸다. 기업이 어려웠던 것은 어제오늘일은 아니지만 이번 외부감사에서는 기계·설비 등 고정자산에 대한 감가상각이 반영되며 손실이 더 크게 책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과 대해 업계에서는 웅진에너지가 사실상 기업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고 보고 있다 대주주인 웅진그룹이 웅진에너지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웅진에너지가 상장폐지로 이어지면 국내 태양광 생태계에 치명타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2000년대 초중반만해도 수많은 기업이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웅진에너지를 제외하고는 업황침체를 이기지 못하고 일찌감치 사업에서 철수한 상황이다. 웅진에너지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잉곳·웨이퍼를 만들고 있는 업체다.

태양광 제조업 밸류체인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진다. 따라서 웅진에너지가 무너지면 전체 밸류체인이 무너지는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 관계자는 “웅진에너지가 문을 닫는다면 우리나라는 곧바로 중국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고 결국 중국이 원하는 대로 끌려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만약 웅진에너지가 무너지면 잉곳과 웨이퍼를 중국에 전량 의존하게 되고 납품단가가 끝도 없이 치솟아 결국엔 셀제조사와 모듈제조사가 원가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연쇄적으로 무너질 우려가 있다고 태양광협회는 내다보고 있다.

이에 협회는 웅진에너지가 무너지지 않도록 정부가 나서줄 것으로 촉구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웅진에너지가 회생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도 확실한 처방은 전기료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다. 전력요금 체계를 선진국 독일처럼 산업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으로 바꿔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전력산업기반기금의 일부만 재생에너지 제조기업에 지원해줘도 우리나라 태양광 제조기업이 중국과의 비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부가 손길을 내밀어준다면 협회 소속 셀, 모듈 제조기업들도 선납금을 주고서라도 잉곳, 웨이퍼 물량을 계약해 웅진에너지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겠다. 업계가 한마음으로 단합해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재생에너지산업이 우리나라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더욱 혁신해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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