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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진그룹 경영권 승계, 조정호 메리츠 회장은 ‘백기사’? ‘흑기사’?
위기의 한진그룹 경영권 승계, 조정호 메리츠 회장은 ‘백기사’? ‘흑기사’?
  • 윤상현 기자
  • 승인 2019.04.11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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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최대 2000억 납부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위기 봉착
결국 ‘형제의 난’으로 악화 된 관계 회복이 관건
조양호 회장의 빈자리를 대신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경영권 방어에 백기사가 절실한 상황에서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이 가장 유력하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전망하고 있다.
조양호 회장의 빈자리를 대신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경영권 방어에 백기사가 절실한 상황에서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이 가장 유력하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전망하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에 그룹 경영권 향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고(故) 조양호 회장의 막내 동생이자 현 메리츠금융지주의 수장인 조정호 회장이 승계위기에 빠진 조카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에 ‘백기사(우호세력)’가 되어 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오너 일가는 2000억원 안팎에 이르는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서는 백기사가 필요한 시급한 상황이다.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상속세 자금 마련을 위해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진칼 지분을 매각하면 적대적 세력이자 2대 주주인 KCGI가 지분을 사들일 것이 뻔하므로 오히려 경영권에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조양호 회장의 빈자리를 대신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경영권 방어에 백기사가 절실한 상황에서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이 가장 유력하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전망하고 있다.

반면 오히려 조 회장이 한진그룹 경영권 장악을 위해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조심스런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한진그룹 창업주인 故 조중훈 회장의 슬하에는 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故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 등 4형제가 있다.

이 가운데 장남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은 사망했고 조남호 전 한진중공업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남았으나 조남호 회장은 최근 실적 부진으로 인해 한진중공업 경영권을 상실한 상태고 결국은 한진그룹에 투자할 여력이 있는 인물은 증권과 보험 등 금융업에서 수익성을 창출하면서 알짜 기업으로 성장해온 메리츠 화재의 조정호 회장이 유일하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입장에서는 집안 사람들 중에 도움을 요청할 곳은 작은 아버지인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인데 최대 2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되는 상속세 납부를 조정호 회장이 도와 줘 상속세 문제가 해결되면 향 후 경영 참여 혹은 확실한 수익 보장이라는 대가를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을 말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조정호 회장이 한진그룹을 도울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유는 생전에 조양호 회장과의 악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조중훈 회장이 별세한 후 네 형제는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특히 조남호 회장과 조정호 회장은 선친의 유언장이 조작됐다며 조양호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한진가가 불화에 휩싸였다.

한진가 사정을 잘 아는 재계 관계자는 “조양호 회장과 조정호 회장은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다. 조정호 회장이 조양호 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사장을 도와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단적으로 말했다.

또한 실리주의자로 알려진 조정호 회장의 성향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는 상황이다. 조정호 회장이 형인 조남호 회장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한진중공업 위기 때는 “회사 돈이 내 돈은 아니다”라며 형의 도움 요청을 단호히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조정호 회장이 조원태 사장에 적대세력인 KCGI와 손잡고 흑기사로 돌변할 수 있다고 내다 보고 있다. 최근 메리츠금융 측이 KCGI를 수 차례 접촉했다는 얘기도 있으나 메리츠측은 “접촉은 없었다”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정호 회장이 강성부 대표와 손잡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실리적인 사람인 만큼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면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현재 한진그룹 경영권 승계가 가장 유력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쉬지 않은 결정에 직면해 있다.

고 조양호 회장의 세 자녀 중 유일하게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조 사장이 가지고 있는 한진칼 지분율은 2.34%로 조현아 전 부사장(2.31%), 조현민 전 전무(2.30%)와 엇비슷하다. 그러기에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조양호 회장의 상속 지분(17.84%)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조 사장이 경영승계를 하기 위한 가장 큰 걸림돌은 상속세 약 2000억원이다. 만약 조 사장이 경영권에 영향을 주는 한진칼 지분 외 한진, 정석기업, 토파스여행정보 등에 지분을 매각하면 약 750억원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나머지는 불필요한 부동산 등 오너일가에 자산과 그룹내 자산을 매각해야 하는데 특히 그룹내 자산을 매각하기 위해서는 주주 동의라는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일각에선 조원태 사장이 작은 아버지인 조정호 회장에 도움을 끌어내기 보단 오랜 시간동안 대한항공과 좋은 협력 관계인 미국 델타항공 등으로부터 지원을 이끌어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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