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20억원 유상증자 가능성 불투명해
KT 한도초과보유 안되면 증자 어려워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지난해 12월 대출을 정상화 한지 약 4개월 만에 11일부터 ‘직장인K’ 등 대출 상품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
케이뱅크는 고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상품을 새로 리뉴얼 하겠다 했지만 사실상 대주주로 있는 KT가 대주주적격성 심사에서 난항을 겪으며 자금조달이 불투명해졌다는 업계의 진단이다.
9일 케이뱅크는 ‘직장인K 마이너스 통장’과 ‘직장인K’ 신용대출, ‘듀얼K입출금 통장’ 예금 상품 등에 판매를 일시 중단하고 대출 신청 프로세스 등을 개선한다고 밝혔다.
이는 다른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을 쉽게 옮길 수 있게 하고 대출 심사와 한도 확인을 지금보다도 편하게 하겠다는 것이 케이뱅크에서 설명이다 .
그러나 업계에서는 케이뱅크가 유상증자를 하고자 하나 어려움이 있을 가능성 때문에 미리 ‘선수’를 쳤다고 보고 있다. 이에 KT가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일부 대출을 중단했다는 설명이다.
케이뱅크는 당초 오는 25일 592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를 실시할 예정이었다. 현재 케이뱅크의 지분 10%를 가진 KT가 금융위원회의 ‘한도초과보유 승인심사’에 통과하면 지분을 34%까지 늘려 대주주가 될 수 있다.
하지만 KT는 과거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 등 때문에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있다. KT는 지난 2016년 지하철 광고 입찰 담합으로 70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바 있으며 황창규 KT회장은 최근 불법 정치자금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금융위는 부인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당국이 아예 심사를 중단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케이뱅크가 자본금 부족으로 대출상품 판매를 중단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케이뱅크는 2017년 6월 출범 3개월 만에 ‘직장인K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등 자본 여력에 따라 대출 판매 재개를 반복했다. 지난해 11월에도 ‘직장인K’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가 같은해 12월 743억원을 추가 수혈하며 판매를 재시작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