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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처에 지뢰밭- 뭣이 중헌디?"
"도처에 지뢰밭- 뭣이 중헌디?"
  • 황윤석 논설위원
  • 승인 2019.03.18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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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 악재에 대처하는 방법
황윤석 논설위원

 

클럽 버닝썬에서 일어난 폭행 사건으로 촉발된 이른바 '승리, 정준영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승리와 정준영 등이 포함된 카카오톡 대화방의 성관계 불법 동영상과 적나라한 음담패설이 알려지면서 성 폭행과 마약 유통 및 투약, 경찰 연루설 등으로 인해 국민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K-POP 엔터테인먼트 주요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순식간에 6천억 사라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현재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FNC엔터테인먼트 등 이번 사건과 연관된 상장사들은 물론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큐브엔터테인먼트 등 5개사의 시가총액이 지난달 26일 이후 현재까지 5,870억원(17.5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5개사의 시총은 '승리 게이트'가 본격화하기 직전인 2월 25일 3조3천501억원에서 이달 15일 현재 2조7천631억원으로 줄었다.

와이지엔터 주가

결국 YG 주가는 지난달 26일 이후 이달 15일까지 24.84%나 하락했고 시총은 2천146억원 감소했다. FT아일랜드, 씨엔블루 멤버들이 이번 사건에 연루된 FNC도 같은 기간 주가가 22.24% 떨어졌다.

승리 사건과는 직접 연관성이 없는 SM(-21.29%)이나 큐브(-25.88%)도 같은 기간 20%대의 주가 하락률을 기록했다. 

심지어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작년 실적치를 발표한 엔터주 시총 1위 종목 JYP도 이번 사건과 관련된 악성 루머에 시달리며 같은 기간 5.54% 하락하는 등 엔터주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했다. 

주식 투자자들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YG 지분 6.06%와 SM 지분 8.15%를 보유(최근 공시일 기준)한 국민연금의 경우 같은 기간 양사 보유지분 가치가 332억원(YG 140억원, SM 192억원) 감소했다.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포털사이트 주주 게시판에서 `승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자` 는 등의 글을 올리며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YG는 계열사를 통해 투자받은 루이뷔통의 투자금 670억을 상환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놓였는데 옵션 계약으로 인해 주식 상환전환우선주 135만여주를 최초발행가액 대비 20% 상승하지 않으면 오는 10월까지 투자금 전액을 상환해야 하는 것이다.

이밖에도 YG는 중국의 텐센트, 한국의 국민연금, 네이버 등 유수 기업들이 투자한 엔터사로 본업인 K-POP 연예기획 외에도 패션의류업, 인터넷, 콘텐츠, 관광업, 요식업, 창투사 등 다양한 사업분야에 직간접 투자 및 자금 유치를 통해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 승리의 홍대 클럽 실소유주가 양현석 대표라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오너리스크로까지 확산되고 있으며 경찰 고위층 유착 논란까지 번지면서 주가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상장된 대표적인 엔터주들은 물론 연관된 연예기획사, 콘텐츠업체들까지 연달아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 역시 기약 없이 동반 하락중이다. 한때 전 세계의 선망이 대상이 되었던 5조 시장 K-POP산업은 크게 흔들리면서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한류도 위기다. 그런가하면 북한 최선희 부상은 기자회견에서 비핵화 '협상 중단' 가능성을 언급했다. 나아가 미국과 타협할 의도가 없으며 곧 핵과 미사일 실험 여부를 발표할 것이라고도 했다.

한국은 중재자(arbiter)가 아니라 플레이어라고 규정했다. 미국이 김정은위원장의 핵실험 중단 약속을 지지하고 지속적인 대화를 통한 비핵화 의지를 밝혔는데 향후 북미 정상회담의 재개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단기 급락 이후 선별적 반등을 시도하던 남북 경협주는 다시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

지난해 11월 4조5천억원대 고의 분식회계를 했다고 결론 내리고 상장 폐지까지 거론되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가 지난 14일 삼성물산과 삼성SDS에 대한 검찰의 2차 압수수색이 진행되면서 다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석달 동안 잠잠한듯 보였던 검찰의 수사가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를 위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파헤치고 있고, 칼끝이 이를 추진한 미래전략실 등 삼성의 핵심부를 향하고 있다.

2016년 삼바가 코스닥 상장되는 과정에서 유가증권 상장 요건을 완화해 당시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던 삼바의 상장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는 한국거래소까지 수사를 확대하는 등 대대적으로 압수 수색을 실시하고 있다.

차바이오텍 주가

엎친데덮친 격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발표했던 차바이오텍이 감사중 조정한 연간 잠정실적을 변경 공시했는데 충격적인 것은 졸지에 36억 흑자가 영업손실 17억 4000만원으로 전환되었다는 것이었다.

더욱이 분식회계로 관리종목에 지정되고나서 괴문서 지라시로 급락했던 터라  차바이오텍 뿐만 아니라 바이오 전반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다시 크게 훼손될 수 밖에 없다. 차바이오텍 쇼크로 다시 줄기세포  등 바이오 관련주가 거품 논란이 이는 것은 아닌지 투자자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기술수출, 신약개발 등 코스닥의 강력한 주도주인 제약바이오주는 졸지에 폭탄을 맞고 동반 하락이 진행중이다.

한마디로 도처에 지뢰밭이다. '성' 스캔들에 온 나라가 떠들썩한 사이 우리 경제는 다시 슬그머니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지난 4일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개월만에 2.3%에서 2.1%로 0.2% 낮추었다. 이는 정부가 예측한 2.6-2.7%보다도 훨씬 낮은 수치다.

특히 한국 기업의 투자 부진을 지적했는데 그 이유는 중국 내 한국 기업의 재화 및 서비스에 대한 수요 감소 때문이기도 하지만 작년 12월 이후 감소세로 돌아선 수출이 최대 악재라는 분석이다.

또한 IMF는 지난 12일 열린 연례 협의회에서 한국의 경제성장이 역풍을 맞고 있다고 지적하는 한편 기준금리 인하와 추경 예산을 짜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이닉스 주가

2016년부터 한국 경제와 주식 시장을 선도해온 효자 업종 반도체의 영업이익이 반토막이 났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15조를 넘더니 지금은 7조 이하 설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 16조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도 1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 중반으로 떨어졌고 2분기에는 1조원 이하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 주력제품인 D램과 낸드 플래스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반도체 업황 부진을 경고했던 것이 현실화되고 있다. 반도체 편중 현상이 빚은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

돌발악재는 갑자기 한꺼번에 터져 나오기 마련이다. 경제전반 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최근의 수급상황이나 환율 동향, 실적 전망, 경제 지표 등이 전반적으로 심상찮다.

시시비비를 가려 쥐 잡듯이 잡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과감한 규제혁파와 기업 투자로 적극적으로 경기를 부양해야 할 때다.

하락 조정장에서 돌발악재가 출현하면 용 빼는 재주 없다. 매물이 매물을 부른다. 그것이 곧 투매다. 대세하락기는 어지러운 시장에서 잠시 쉬면서 시장을 주시, 관찰하는 것이 좋다.

때를 기다릴줄 알아야 한다. 위험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면서 현금 비중을 높여야 할 때다.

적폐 청산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한들 국민이 먹고 사는 일보다 더 중요한가. 돌발악재에 대처하는 방법- 냉정해야 한다.

"뭣이 중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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