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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좀 보소"
  • 황윤석 논설위원
  • 승인 2019.03.11 0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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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주 신고가 -중소형 개별주 전성시대
황윤석 논설위원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동지 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 우리 전통 민요 '밀양 아리랑'의 첫 소절이다.

봄이 왔다. 입춘이 지났고 경칩도 지나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났다. 봄은 왔는데 봄이 온 것 같지가 않다. 미세먼지에 하늘은 잿빛으로 물들었고 숨은 턱턱 막힌다. 사상 최초로 6일 연속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었는데 외출 자제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마스크를 쓰라는 SNS 문자만 계속 온다.

요즘 일반 가정이나 사무실, 공공장소 어디를 가도 공기청정기 없는 곳이 없다. 공기정화기와 마스크는 이제 전국민의 생필품이 되었다. 취업난과 내수 침체, 수출 둔화로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에 돈 쓸 곳만 자꾸 늘어나고 있다.

꽃샘 추위 걱정에, 먹고 사는 걱정에, 숨쉬는 걱정까지 이래저래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 해결할 생각은 안하고 그 책임이 前 정권에 있다, 現 정부에 있다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더니 급기야는 韓中간에 외교 마찰로까지 비화되었다. 시내 대형 공기청정기 설치와 인공 강우 해프닝까지 웃지 못할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원자력 발전보다 석탄과 LNG 발전을 중단해야 한다"는 어느 여당 의원의 소신 발언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여겨지는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한국과 중국은 물론이고 북한, 몽골까지 인접한 국가들이 공동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은 공기 質 면에서 세계 최악으로 정평있는 중국, 인도네시아, 인도, 파키스탄, 필리핀, 태국 등과 비교해 별 차이가 없다는 심각한 현실을 그대로 대변해주고 있다.

미세먼지와 황사 등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봄의 불청객들의 습격에 속수무책,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사이 글로벌 경제에도 슬그머니 경기 둔화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지난 7일 ECB(유럽중앙은행)는 독일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현재 제로(0)인 정책 금리를 동결했다. 또 지금의 금리 수준을 올해 말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1%로,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1.6%에서 1.2%로 각각 크게 하향 조정했다.

사실상 경기의 하강을 시인한 것이다. 금리 인상은 커녕 금리 동결로 버티다가 안되면 금리 인하를 해야할 판이다. 공식 언급은 없었지만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미중 협상과 기업실적에 환호하던 시장은 다시 크게 긴장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지난 5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전인대(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안정 속 성장'을 강조하면서 올해 성장률을 6%~6.5%로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지난해 말부터 분명하게 둔화되는 중국 경제의 실상을 고려해 성장 목표를 낮춰 잡은 것이다.

유로존 하향 전망에 이어 중국까지 글로벌 증시에 충격을 주면서 미국 3대지수는 나흘 연속 하락했다.

한편 양회에서 중국 정부는 재정적자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0.2%P 올린 국내총생산(GDP) 대비 2.8%로 설정한다고 발표하면서 아울러 감세, 고용대책 강화, 산업 진흥, 그리고 민생 지원 등 강력한 경기 부양 의지를 밝혔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과 경기둔화에 따라 재정지출을 확대해 국내 경기를 살리겠다는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 2월 중국의 수출이 20.7% 급락하면서 2008년 Recession(경기후퇴)의 공포가 부활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일사천리로 잘 진행되고 있다며 협상 타결을 낙관한다던 미중 무역협상을 두고 트럼프는 매우 좋은 거래가 아니면 협상 타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다시 최종담판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오락가락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의 화웨이 기술탈취 혐의 등 압력에 대해 화웨이가 판매제한 조치는 위헌이라며 미 정부를 법원에 제소하고 중국이 이를 다시 계획적이고 정치적인 억압 사건으로 비난하면서 미중 갈등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최근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및 정상 가동 소식과 관련해 북미관계가 다시 급랭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한국의 CDS(신용부도스왑)이 상승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1130원을 넘어섰다.

각종 경제지표와 기업실적 발표가 앞서 언급한 일련의 상황들과 맞물리면서 글로벌 증시는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ECB뿐 아니라 Fed도 미국의 경기 둔화를 우려하고 있어 금과 달러, 엔화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의 기대감으로 강하게 반등하던 중국 수혜주들의 탄력이 주춤해지고 있으며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 동창리 미사일 실험 재개 가능성과 한층 강화된 미국의 대북제재가 투자심리를 빠르게 냉각시키고 있다.

중국의 버블을 경고하는 외신 보도는 매우 심각하다. 중국이 매년 성장률 2% 포인트 조작을 통해 성장률을 부풀리고 있다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주택과 인프라의 과도한 투자와 통계 조작이 이제는 경기하강으로 인해 엄청난 과잉설비와 과잉공급에 수요부진, 자금이탈 등으로 버블이 터지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중국에 있는 현대차 1공장의 사실상 폐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기술 탈취, 시설 및 설비 몰수 등 단물이 다 빨리고 경쟁력마저 상실되어 빈 손으로 철수해야 하는 운명에 놓였다.

중국은 더이상 글로벌 생산기지도 아니고 전세계 소비시장도 아니다. 오히려 IT등 첨단산업과 모든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상대다. 따라서 이에 대한 정부와 기업 차원의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국내 증시로 눈을 돌려보자. FANG등 대형 기술주와 시총 상위 민감주의 약세 등 글로벌 증시 흐름에 연동되어 대형주의 약세가 나타나면서 외국인과 기관 매도 등 수급상의 이상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제약 바이오주와 유틸리티 관련주 등 경기 방어주를 제외한 경기 민감주와 시총상위주 대형주들의 조정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총이 작은 중소형 실적호전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하락장에서도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똘똘한 실적호전 개별종목들이 눈에 띄고 있다.

얼었던 땅에 파릇한 기운이 돌고 도톰한 꽃망울을 터뜨리는 개나리, 진달래, 목련 등 봄꽃들이마치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좀 보소 라고 하는 듯 어렵고 혼탁한 시장에서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렇다할 모멘텀이 없는 시장에서 실적과 성장성을 겸비한 중소형 신고가 종목들이 눈부신 자태를 뽐내고 있다.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중소형 개별종목 전성시대가 만개하고 있다.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동지 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 모진 바람 불어오는 동지 섣달 꽃 본 듯 그대 와서 날 좀 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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