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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재연임 빨간 불…국민연금·블랙록 등 돌리나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재연임 빨간 불…국민연금·블랙록 등 돌리나
  • 김규철 기자
  • 승인 2019.03.08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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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우호지분 25% 미만…배당금 확대 등 표대결 대비
조카 박철완 상무와 갈등 의혹…사측은 “사실무근”

 

금호석유화학이 3월말 예정되어 있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 방어에 대한 무성한 소문들로 시끄럽다. 

특히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재선임을 둘러싼 갖가지 추측들과 과거 지분을 매입하며 박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 대한 우호세력으로 힘을 실어줬던 블랙록자산운용이 최근 잇따라 지분을 매각하면서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금호석화는 오는 29일 제42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주총에서는 박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다뤄지는데 최근 2대 주주인 국민연금도 보유 지분을 줄이며 연임을 반대하고 있고 지난해 말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이견으로 틀어진 블랙록은 박회장에 대한 압박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뚜렷해진 석유화학 산업의 다운사이클(업황부진)에도 불구하고 금호석화 실적을 크게 반등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호석화의 작년 영업이익은 55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11% 성장했고 실적 개선에 힘입어 재무구조는 더욱 탄탄해졌다. 부채비율은 2017년 말 134%에서 지난해 96%로 40%포인트 가량 낮아졌다.  

하지만 박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대해서는 안밖으로 고개를 젖고 있는 상황이다. 금호석화 주식 8.45%를 보유한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재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고 배당금이 결정된 2월 이사회 전후로 블랙록이 1%씩 지분을 매각한 것도 일종의 ‘경고’로 해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너리스크로 얼룩진 한진그룹을 시작으로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지침)을 적극 행사하기로 결정한 국면연금은 이번에도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해 대기업 대주주의 중대 탈법과 위법 행위를 막겠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11월 대법원으로부터 내부정보를 이용해 주식 손실을 회피한 혐의와 계열사 공적 자금을 아들이라는 이유로 아들인 박준경 상무에게 담보 없이 저이율로 빌려주는 등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를 받았다.  

이에 배임액 32억원 규모에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형을 선고받아 실형은 면했으나 이번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칼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블랙록과도 자사주 소각 문제도 갈등의 폭을 키우고 있는데 금호석화가 보유한 자사주 지분은 17% 수준이다. 이에 블랙록은 자사주를 소각해 주주권 강화를 요구했으나 박 회장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배당금을 늘리고 지분을 가진 자산운용사와의 만남에 집중하고 있는 점에서도 표 대결시 박 회장이 유리한 입지는 아니라는 해석이 분분한데 금호석화는 올해 보통주 1주당 1350원, 우선주는 1400원의 배당을 실시한다. 

지난해 배당한 보통주 1000원, 우선주 1050원보다 크게 늘어난 규모다. 배당금 총액도 지난해 273억원보다 100억원 가량 확대된 367억원이다. 박 회장은 또 일부 국내 자산운용사를 직접 찾아가 지난해 실적에 대한 설명과 향후 경영 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박 회장 측 우호지분은 30%를 넘지 못한다. 우호지분을 살펴보면 박 회장 6.69%, 조카인 박철완 상무 10.00%, 박준경 상무 7.17%, 딸 박주형 상무 0.82% 등 24.68%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을 비롯해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7.30%의 지분을 갖고 있다. 

만약 국민연금과 블랙록이 등을 돌린다면 박 회장의 연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에 관측이다. 단일 주주로는 높은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과 블랙록이 모두 반대 입장을 표명할 경우 의결권 비중을 떠나 다른 기관투자가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삼성자산운용(1.02%)과 미래에셋자산운용(0.60%), 신영자산운용(0.44%)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설상가상 일각에서는 박 회장과 조카인 박철완 상무가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는 의혹을 내놓았다. 그동안 금호석화는 매년 12월에 실시되던 그룹 정기 인사를 결정했으나 올해는 별다른 이유 없이 해를 넘긴 배경에도 삼촌과 조카사이에 불화가 깔려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현재 금호석화의 후계승계는 뚜렷한 과정이나 결과가 없다. 박 회장은 아직 3세 경영을 위한 후계자를 선정하지 않은 상태이고 승계 물망에는 박준경 상무와 박철완 상무가 나란히 올라있다. 

박 회장은 친 형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경영권을 두고 10년간 다퉈오다 최근에야 소원한 관계를 풀었다. 이에 박 회장은 사촌간 공동경영 구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분석한다. 

하지만 금호석화 최대 주주는 고(故) 박정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 박철완 상무다.
박 상무가 경영 승계를 요구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박 회장 본인과 자녀들의 지분율을 모두합해도 14.68%로 박철완 상무와의 차이는 5% 미만이다. 표 대결에 들어가도 국민연금이나 블랙록이 박 상무와 함께 한다면 승부는 아무도 예측하기 힘들어진다. 

이 같은 의혹에 금호석화 관계자는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박준경·철완 상무는 사촌지간에 서로 막역한 사이고 갈등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너 경영권과 관련한 과대해석과 근거없는 추측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블랙록은 작년부터 한국 내 포트폴리오 비중을 중후장대 쪽은 낮추고 IT·반도체 쪽 비중은 높여왔다. 국민연금은 의결권 관련해서 아직 찬반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으며, 계속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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