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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야 힘든 세상이야... 상폐의 슬픔.
세상이야 힘든 세상이야... 상폐의 슬픔.
  • 임연태 논설위원
  • 승인 2014.04.21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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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야 힘든 사랑이야. 세상이야 힘든 세상이야.”
요새 계속 듣는 어느 여가수의 노래가사다. 하염없이 맑은 음색으로 흘러나오는 노래 소릴 들으며 오늘도 참으로 우울하다. 아니 슬픔이 가슴에 가득히 차오른다. 칼로 베이는 듯한 아픔이 나이 먹어 어지간한 것에는 무감각한 가슴에도 밀려온다.

 

남해 바다의 세월호 소식을 들으며 참으로 안타깝다.

아아 이것이  우리였든가. 이것이 우리의 민얼굴인가.

세계 10위권의 무역 강국, 최첨단 IT기기를  만드는 전자산업의 강국,  한류문화를 전파하는 문화나라, 최고의 대학 진학율을 보유한 우리 대한민국이 이런 펀더멘탈을 보유하였나.

기본이 이렇게 취약한  사회인가. 물적, 인적, 사회시스템이 겨우 이거인가. 참담하고 또 참담하고,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젊은이들에게 더욱 더 미안하다.
죽음의 순간까지 구명조끼를 나누어 준 승무원, 마지막까지 제자들을 돌보는 선생님, 서로에게 격려하는 학생들에게, 어린아이를 안고 바다에 뛰어내려 구조한 젊은이에게 미안하다. 최후의 결단의 순간에 도망가는 선장과 비교되면서 더욱 미안하다.

세계 최고 선박제조기술을 보유한 국가에서 낡은 배를 타고, 폐선 직전의 배를 운항기간을 10년이나 연장해주어서 항해하게 하는, 인원을 더 태우기 위해 선실을 증축하는 이런 배로 꽃다운 학생들을 태우고 다님이 부끄럽구나. 더구나  재난 시에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구조시스템이 더욱 부끄럽구나.

그래 사고가 났다고 치자. 우리를 더욱 분노케 하는 건 왜 초기조치가 그런가. 누구나 사고를 다 낸다. 실수도 할 수 있다. 일류와 이류의 차이가 벌어지는 건 그 다음이다. 정확히 사태를 인지하고 왜 조치가 안 되느냐 이다. 침수 직전의 사진을 보라. 그 많은 구명정과 구명조끼가 펼쳐지지도 않고 있다. 그렇게 펼치지도 못할 급한 환경이라면, 선장 이하 모든 선원이 다 함께 운명을 같이 한 처지라면 이해가 된다. 이해되지 않는 이 상황이 슬프다.

해난사고 주요 사례를 보자. 선장의 그런 작태는 필리핀이나 이집트 해난 사고 시에 있었고, 선진국의 경우 선장과 선원이 승객과 운명을 달리한 그런 경우는 없다. 자리에는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 명예는 공짜점심이 아니다.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차를 탄다고 신사가 되는 건 아니다. 책임의식과 교양과 문화가 없는 그런 껍데기만으로는 일등국가가 되지 못한다. 소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못하여 재난이 계속 반복되는 우리 사회시스템에도 분노가 인다. 아아 부끄럽고 자괴감이 든다.

주식시장을 보자. 주식시장도 세상사 인생살이와 똑같다. 주식시장에도 인간의 죽음 같은 것이 있다. 상장폐지(상폐)다. 어느 주식이 기업으로서 수명을 다하거나 아님 주식을 거래하는 시장에서 더 이상 유통되지 않을 때 상폐된다. 이것은 주식의 죽음이다. 

더 이상 주식이 거래소에서 거래되지 않기에 투자자는 투자금을 다 잃게 된다. 물론 대주주가 매수를 해서 자발적으로 상폐되는 경우는 예외다. 이때는 스스로 명예롭게 퇴진한다.

벽산건설이 이번 주에 상폐된다. 벽산건설은 작년 말, 올해, 연초 엄청나게  많이 거래 되었다. 영업악화로 더 이상 계속기업으로 존속할 수 없는 회사가 중동의 투자자 아키드 컨소시엄의 투자로 앞으로 중동에서 크게 영업할 수 있다는 뉴스로 주가는 폭등하고 대량 거래되었다. 그 믿었던 중동의 자금은 투자되지 않았고 대량의 주식은 개미 투자자에게 떠 넘겨지고 이번 주의 정리기간을 거쳐 이달 25일 사라진다.

필자가 그 당시 전문가로서 TV 방송에 출연하여 2주 간격으로 두 번씩이나 간곡하게 말하였다. 뛰어내리시리라고. 그런 재무구조 불량한 주식 거래하지 마시라고. 외국인투자도 검은머리 외국인도 있고, 노랑머리 한국인도 있다고, 조심하라고 방송하였다. 그리고 지금 바다에 수장되었다. 탈출 방법은 없다.  지금 안전하다고 배에서 구조를 기다리라고 해놓고 자기만 탈출하는 선장의 행태와 어쩜 그리 유사한지 소름이 끼친다.

주식시장은 거친 바다의 항해다. 험한 산봉우리의 등정이다.
우량한 좋은 주식 사라. 꽃봉오리처럼 피어나는 18살 소녀의 얼굴 같은 그런 주식을 사라. 낡은 배, 침몰하는 배 타지 마라. 좋은 경영자 만나라. 믿고 신뢰할 사람 만나라. 무능한 선장, 거짓 방송하는 선장, 도망가는 선장이 모는 배 타지 마라. 포토폴리오로 분산투자하고 예리하게 항상 주의하라. 항상 구명조끼착용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엄격히 처벌해라. 금융시장을 교란하는 자들, 무능과 허위와 거짓이 가득한 행위는 모두 엄격히 처벌해라. 그래서 바른 사회되자. 기본으로 돌아가자. 그래야 시장도 더욱 번창한다.

너희들은 심청이다. 인당수에 몸을 바쳐 못난 아비 눈을 뜨게 한 심청이다.
훨훨 날아가거라. 훨훨 날아가시어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셔서 해마다 피어나는 꽃처럼 환생하시라. 우리 모두는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가지고 너희들이 바라는 세상, 너희들이 꿈꾸는 세상, 다시는 이런 일 발생하지 않는 그런 세상이 되도록 노력하자.

이번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희생자들의 가족분들에게 애도를 표한다. 애절하게 부르는 노래소절이 귓가에서 떠나지 않는다.
“사랑이야 힘든 사랑이야. 세상이야 힘든 세상이야.
너를 위해 기도할게,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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