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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행동주의’ 바람앞에 '짠물배당' 대기업 바짝 긴장
‘주주행동주의’ 바람앞에 '짠물배당' 대기업 바짝 긴장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02.15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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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린푸드 배당성향 자진해서 2배 올려…‘행동주의 펀드’ 잇단 성과에 329조 규모로 성장
▲ 지난 2월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화가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해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하는 모습.

일명 ‘강성부 펀드’(KCGI)와 국민연금 연합이 한진 그룹에 백기를 받아내면서 행동주의 펀드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사모펀드 KCGI가 16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개월. 대부분 이미 주주행동주의로 이득을 본 사람들이 재투자했다. 지난해 말 KCGI가 한진그룹의 지분을 매입한다고 공시하자 한진칼의 지분은 6거래일만에 17%올랐고, 한진칼우와 한진 등 관련주 모두 급등했다.

지난 12일 현대리바트는 이례적으로 1주당 29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현대그린푸드 역시 주주가치 제고라는 명목하에 210원의 현금배당(배당성향 13%)을 결정했다. 기존 현금배당률(5~6%)에서 2배 이상 상승한 수치다. 기존에 현대백화점그룹은 ‘짠물배당’으로 유명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를 활용 한진그룹을 상대로 주주가치 제고에 목소리를 높였던 국민연금과 행동주의 펀드를 운용하는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이 현대그룹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배당 확대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국민연금은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 현대리바트, 현대그린푸드, 한섬 등 현대백화점 그룹 지분을 각각 10% 이상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8년과 2017년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리바트에 대해 과소 배당을 이유로 재무승인 안건에 찬성하지 않았고, 현대그린푸드는 아예 ‘저배당 블랙리스트’로 분류한 바 있다.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역시 지속적으로 현대홈쇼핑에 배당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틀 후인 14일 국민연금은 현대그린푸드에 주주제안도 하지 않고 짠물배당 블랙리스트에서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7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은 맥쿼리인프라를 상대로 성과를 거뒀다. 맥쿼리인프라펀드의 지본을 매입해 운용사인 맥쿼리자산운용을 교체하라고 요구한 것. 맥쿼리자산운용에게 지급하는 보수가 너무 높다고 판단했으나 펀드 보수 인하를 직접적으로 요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맥쿼리인프라는 보수 인하를 결정했고 주가는 그 다음날 2006년 상장 이후 최고가(9750원)을 기록했다. 맥쿼리인프라는 최근 성과보수를 폐지하며 운용보수를 한차례 더 낮췄다.

국내에 행동주의 펀드가 등장한 것은 사모펀드에 관한 규제가 완화된 2011년부터다. 그동안 사모펀드가 기업경영에 관여하기 위해서는 경영참여형 사모투자펀드를 통해 회사 지분을 10%이상 매입하고 6개월 이상 보유해야 했다. 천문학적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외국계 펀드만이 경영권 간섭에 나설 수 있었던 이유. 소버린의 SK에 대한 공격,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삼성물산 현대모비스에 대한 잇단 공격이 그 사례였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지난 2011년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10% 6개월 요건이 사라지고 사모펀드 투자자 제한 인원을 기존 49명에서 100명까지 늘리는 등 사모펀드 규제가 완화되면서 토종 행동주의 펀드가 속속 등장하기 시작한 것. 지난 2011년 도입당시 2400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국내 사모펀드는 수익률이 높다는 소문을 타고 100배 이상 성장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외 자산운용 250곳의 사모펀드 설정액은 329조5478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기업지배구조 분석이 철저하게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경영참가에 나섰다간 헛물만 켜게 되는 수도 있다. 대주주 지분율은 낮은데 현금은 많고 배당에는 인색한 기업을 상대해야 성과를 내기 쉽다. 국민연금은 최근 남양유업에 배당확대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한 바 있다. 남양유업의 최대주주인 홍원식 회장 일가의 지분율은 53.85%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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