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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자본잠식’ 더욱 멀어진 경영정상화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자본잠식’ 더욱 멀어진 경영정상화
  • 김규철 기자
  • 승인 2019.02.14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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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빅조선소 보증채무 4억1000만달러…국내외 채권단 출자전환 기대
▲ 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조선소 전경

지난 1월 8일 필리핀 현지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한진중공업의 자회사 필리핀 수빅조선소(HHIC-Phil Inc.)가 결국은 부실 여파로 자본 잠식되며 주식 거래가 일시 정지됐다. 

그동안 경영정상화 작업에 박차를 가해온 한진중공업측은 국내외 채권단이 한진중공업 출자전환에 참여해 자본잠식을 해소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길 바라고 있다.

13일 한진중공업은 공시를 통해 종속회사인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회생절차 신청에 따른 손실 반영으로 자본잠식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수빅조선소는 2018년 말 자산보다 부채가 7442억 많았고 지난해는 적자만 1조3175억원에 달해 경영 정상화에 매진한 한진중공업 전체가 휘청이고 있다. 

업계의 소식에 의하면 수빅조선소의 필리핀 현지금융에 대한 한진중공업 보증채무 규모는 4억1000만달러에 육박한다고 밝혀졌다. 적자를 면치 못하던 수빅조선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자산평가 손실이 발생했고 이에 대손충당금이 지속적으로 누적되면서 자본잠식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한진중공업측은 이러한 업계와 국내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필리핀 현지 은행과의 채무조정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외 채권단도 출자전환 등 자본 확충에 나선 만큼 조만간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필리핀 은행과의 협상이 마무리 단계로 조만간 출자전환할 것으로 기대한다. 수빅조선소 채무관계가 정리되면 손실이 넘어오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경영 정상화에 발목을 잡아왔던 ‘수빅 리스크’가 해소되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진중공업측이 4월1일까지 자본잠식 해소사실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에는 유가증권시장상장규정 제48조에 따라 상장폐지 될 수 있다. 매매거래는 4월1일까지 정지된다. 

한진중공업은 인천 율도부지와 동서울터미널, 영도조선소 부지 등 보유자산과 각종 개발사업이 포함된 자구계획을 통해 재무 유동성도 확충해 나갈 계획이며 영도조선소는 차질 없이 생산공정이 이루어지고 있고 단기유동성 측면에서도 방위사업청 등에 산업은행 보증으로 선수금을 받아 운영자금을 확보해 경영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다만 필리핀 법인의 경우 회생절차 개시 결정까지 3개월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수빅조선소 리스크는 짧은 시간안에 해결 못하고 장기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다음 달에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조남호 한진중공업그룹 회장은 경영실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으로 점쳐진다. 조 회장의 임기는 3월 28일까지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조 회장이 아닌 전문경영인 선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수빅조선소 손실이 크기 때문에 교체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이러한 한진중공업의 경영 정상화에 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임원들이 자본 잠식으로 주식 거래가 정지되기 전 1개월 동안 보유 주식 전량을 급하게 처분한 것이 드러나면서 회사의 자본잠식을 미리 알고 자신들의 손실을 회피하기 위한 행동이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 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진중공업 임원 4명은 1월18일부터 31일 사이에 보유 주식 전량을 처분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18일 A상무보는 보유주식 1만3644주를 주당 1320원에 팔아 1801만원의 처분금을 남겼다. 그 후 10일 뒤 B상무는 3040주를 팔아 350만원, C상무는 29일 4299주를 매각해 729만원, D상무는 31일 8522주를 팔아 1377만원을 차익으로 남겼다. 

특히 D상무는 작년 9월 기준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한국지점 관리를 담당했으며 당시 B상무는는 법무팀장(건설부문)이었다. 

물론 반론도 있다. 한진중공업 임원들이 공개된 악재를 보고 주식을 단순처분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주식을 팔기 전인 1월 8일에 수빅조선소가 회생절차를 신청한 사실이 공시됐고 바로 주가가 약세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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