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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서럽고 여자는 억울하다"
"남자는 서럽고 여자는 억울하다"
  • 황윤석 논설위원
  • 승인 2019.02.0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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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북미회담의 개최지로 베트남 하노이가 최종 결정되었다. 1차 당시 당일 회담과는 달리 2월27일과 28일 양일간 열린다.

           황윤석 논설위원

2월27일 전당대회를 개최키로 한 야당이 북미회담으로 인해 흥행 실패를 우려해 일정을 연기하느니마느니, 보이콧하느니 출마하느니 오락가락하면서 후보들간에도 웃지못할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2월 말 개최 가능성이 거론돼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 정상회담이 사실상 불발됐다. 2월8일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협상 마감기한인 오는 3월1일 이전에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협상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북-미, 미-중 간 연쇄 비핵화 담판 가능성은 물론이고 4국 정상회담에서의 종전선언이라는 세기의 빅딜도 물 건너갔다. 결국 트럼프는 중국이 북한 비핵화를 무역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을 차단하고, 비핵화와 무역협상의 분리 대응을 통해 각각의 논의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

3월1일 관세부과 시한 마감을 앞두고 미중 양국의 무역분쟁 해결을 위한 정상 레벨의 통 큰 협상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으로 관세부과 시한을 연장할 수도 있다는 발언에 숨죽이던 시장은 환호했다. 내주 미중 고위급회담에서의 성과에 한가닥 기대를 걸어야 하지만 코너에 몰린 양국 정상의 뜻밖의 극적 타결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는 없다.

이런 불확실성으로 인해 그동안 안도 랠리를 이어오던 미국 증시도 상승에 제동이 걸리면서 혼조세로 마감됐다. 

시장은 여전히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무역협상 마감 기한 내에 사실상 타결이 어려워짐으로써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감이 다시 증시를 짓누르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내부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하원간 국경장벽 예산 갈등으로 인해 또다른 셧다운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증시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CNBC는 팩트셋을 인용해 올 1분기 S&P500 기업들의 실적 성장율이 -0.8%까지 떨어졌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지난해 9월만해도 7% 성장으로 전망됐던 것과 비교해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는 것이다.

국제유가 역시 미중 무역협상 먹구름에 일주일새 4.6% 하락하는 최악의 흐름을 보였다. 금값은 경기 우려감 고조에 일주일만에 반등에 성공했는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되살아나는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갈등 완화나 감세 등 경기부양 등으로도 글로벌 경기하강의 시그널을 막아내지 못했을 경우의 살아나던 시장분위기가 다시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이다.

 

기업실적이나 경기지표 마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경기부양책도 약발이 듣지 않는 하락 조정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두렵기만 하다. 지난 5일 트럼프의 새해 국정연설을 TV로 지켜보면서 역시 미국은 의회민주주의 국가이자 선진국이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취임이후 자신의 정책을 통해 미국이 다시 위대하게 되고 있다는 자화자찬의 연설 중간중간에 오늘의 위대한 미국이 있기까지 중동전에 참전한 베테랑 용사들과 테러의 영웅들, 소아암재단을 통해 투병중인 어린이들을 직접 소개하기도 하면서 대중의 기립 박수를 유도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어쨌든 앵무새처럼 주어진 원고만 낭독하는 권위적인 우리나라 고위층들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고 형식적인 박수와 악수로 때로는 일부 야당 의원들의 야유와 외면으로 총총걸음으로 끝내고 서둘러 공식의례를 마치는 모습과도 대조적이었다.

연두 국정연설이 열린 미국 하원 회의장 반쪽은 여성 참정권을 위한 저항의 상징색인 흰옷으로 통일한 민주당 여성 의원들로 가득 차 있었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미 역사상 가장 많은 102명의 여성이 하원에 입성했고, 이들 중 85%가 넘는 89명이 민주당 소속이었던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단 뒤엔 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이자 올해 다시 하원의장이 된 낸시 펠로시가 버티고 서 있었다.

그녀는 멕시코 장벽 건설을 위한 예산승인을 결사 반대한 것은 물론이고 트럼프의 탄핵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초강수 반대파 였다.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서 내세운 대응 연설자 역시 조지아주 최초의 흑인 여성 주지사에 도전했던 스테이시 에이브럼스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여성들은 흰옷을 입었고, 남성들은 어두운 색 정장을 입었다. 이 대비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성별 격차(gender gap)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전했다

"여성들은 지난해 새로 만들어진 일자리의 58%를 차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성들의 경제적 권한 강화를 강조하는 발언을 시작하자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을 것 같았던 회의장이 거짓말처럼 하나가 됐다.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기립박수를 치고 서로 손바닥을 마주치며 환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앉지 마라. 이것도 좋아할 것”이라면서 “의회는 약 1세기 전 여성들에게 참정권을 주는 수정안을 통과시켰고 의회엔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여성이 진출했다”며 분위기를 띄웠다.

참석자들은 ‘USA! USA! USA!’를 연호했다. 불법 이민 근절과 멕시코 장벽 건설을 위한 예산 승인 요청에 대해서 열렬히 환호하는 공화당 의원들과는 대조적으로 민주당 의원들은 기립은커녕 박수도 치지 않는 냉랭한 모습을 보여 대조적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국 유권자들의 지지율이 국정연설 이후 3%포인트 상승한 가운데 민주당원들의 대통령 지지율도 5% 포인트나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는 중요한 전기를 맞고 있다.

미국발 보호무역주의가 1930년대 대공황과 같은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정책을 촉발시켜 국제 통상질서가 붕괴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생각만해도 아찔한 일이다.무역액이 국민총소득의 80%를 넘고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의 경우 1997년 IMF 외환위기 이상으로 국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상황이 오지 말란 법도 없다.

미중 무역협상의 극적 타결 기대와는 달리 트럼프는 1주일만에 입장을 바꿔 다시 3월1일부터 부과되는 25% 대중 무역관세 시한폭탄의 악몽을 재현시키고 있다.

EU는 2019년도 유로존 성장전망을 1.9%에서 1.3%로 하향시켰고 독일은 1.8%에서 1.1%로, 이태리는 1.2%에서 0.2%로 각각 0.7%에서 1%나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여 글로벌 경기둔화를 경고하고 있다.

多者主義 경제체제가 붕괴될 경우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국가가 한국이지만 WTO체제 개혁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가장 큰 수혜를 볼 국가도 역시 한국이다. 미중 무역협상의 핵심 쟁점인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는 시장규모가 작고 내수시장이 경직된 한국 경제의 입장에서는 혁신성장의 중심 동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K-POP과 드라마 등 한류를 통한 콘텐츠 강국으로 부상하는 현실에서는 더욱더 그러하다.

글로벌 악재에 고스란히 노출됐음에도 마땅한 대응책이 없었던 한국 경제는 올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유럽과 남미를 휩쓰는 선동적인 국가들의 광풍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과거 청산과 기득권 세력 타파, 포퓰리즘의 유혹에서 과감히 떨치고 나와야 한다.

집권 내내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지 않고 과거와 싸우거나 누구도 만족못시킬 포퓰리즘에 골몰한다면 경제는 파탄나고 말 것이다. 일부 남미 국가에서 보는 경제파탄과 극우정권의 집권이 바로 그 결과이며 좀더 평등한 사회를 추구하다가 결국 사회 전체를 하향 평준화하는 우를 범하게 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포퓰리즘(populism)의 끝은 어디인가. 모두다 평등하고 행복한 세상이 되어야 마땅한 지금 설문조사에서 만나본 지금 우리나라는 정반대로 이렇다고 한다.

"남자는 서럽고 여자는 억울하다"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그리고 누구도 만족할 수 없는 얼치기 포퓰리즘은 결국 사회 전체를 분열과 대립으로 몰아가서 결국 하향평준화의 어두운 미래로 안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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