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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인수하고 ‘메머드급’ 조선사로 재도약 할까?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인수하고 ‘메머드급’ 조선사로 재도약 할까?
  • 윤상현 기자
  • 승인 2019.02.01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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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혈 경쟁 줄어 수익성 개선…규모의 경제로 원가 경쟁력도 확보
▲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이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절차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불황의 늪에서 허덕이는 한국 조선업계에 ‘메머드급’ 조선사가 탄생할 예정이다. 국내 1위 조선업체 현대중공업그룹이 2위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인수를 선언했다. 이번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국내 조선업계는 기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등 ‘빅3’에서 ‘빅2’로 재편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를 통해 거대 조선사가 탄생하면 사업구조가 겹치지 않아 출혈 경쟁이 줄어들고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지만 불황에 늪에서 조금씩 빠져 나오고 있는 조선업계에 판도를 흔들 재편이 될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31일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의 인수를 위해 대우조선의 지분 55.7%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 산업은행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고 현대중공업이 계열 조선사를 총괄하는 조선통합법인을 출범하면 산은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주식 전량을 출자받고 통합법인은 다시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구조로 정리한다고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경쟁력을 앞세워 2017년에 이어 작년에도 흑자를 이어가며 경영 정상화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018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7050억원으로 생산성 향상과 지속적인 영업이익으로 회사의 체력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러한 실적 개선과 국내 산업 구조 등을 고려해 지금이 대우조선을 인수할 적기로 판단하고 대우조선에 유동성 공급과 채무조정, 자구계획 이행 등 채권단 차원의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도달해 이를 바탕으로 근본적인 경영정상화를 위한 민영화를 추진할 것으로 판단된다.

산업은행측은 매각 협상에 대상자를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 한해 진행하겠다고 못을 박았고 산업은행측이 원하는 민영화는 빅3 체제의 국내 조선산업을 빅2 체제로 전환한다는 전제하에서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산은은 현대중공업과 먼저 협의를 진행했고 주식의 현물출자와 대우조선에 대한 유상증제를 협상 조건으로 내밀어 합의에 이르렀다. 

합의방안을 보면 현대중공업이 조선통합법인을 출범한다. 산은은 보유하고 있는 대우조선 주식 5973만8211주를 전량 통합법인에 현물출자한다. 대신 산은 앞으로는 전환상환우선주(RCPS)와 보통주가 신주발행된다. 

앞서 지난해 6월 기자간담회에서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도 “한국 조선업은 ‘빅2’ 체제가 국가산업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이번에 출범하는 조선통합법인은 현대중공업과 삼호중공업, 미포조선과 더불어 대우조선을 자회사로 두게되고 통합법인은 3자배정 유상증자로 대우조선에 1조5000억원을 지원하고 자금 부족시 1조원의 추가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과의 기본합의를 바탕으로 조만간 삼성중공업을 대상으로한 의사확인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M&A 정보가 미리 유출될 경우 협상 성사 가능성이 약해질 수 있어 현대중공업과 거래 조건을 확정한 뒤 삼성중공업의 의사를 추후 진행하는 방식을 택했다. 삼성중공업 측에서 거래 제안을 하면 평가절차에 따라 인수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정부도 이러한 진단에 공감하며 대우조선 매각을 검토해왔다.
산은이 가진 지분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기준 2조1000억원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조7000억원가량이다. 여기에 현대중공업지주는 최근 사우디 아람코에 현대오일뱅크 1조8000억원 어치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해 해당 자금이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실탄으로 쓰일 수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산은 지분 전량을 인수하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인수자금 조달에는 무리가 없지만 여전히 차입금만 2조원이 넘어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의 인수가 성공하면 대우조선은 1999년 산은 주도의 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이래 20년 만에 주인을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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