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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자해지(結者解之) & 아듀 포퓰리즘(Populism)
결자해지(結者解之) & 아듀 포퓰리즘(Populism)
  • 황윤석 논설위원
  • 승인 2018.12.31 0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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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윤석 논설위원

다사다난한 2018년이 가고 2019 기해년 새해 새아침이 밝았다. 원단(元旦) 예의 송구영신의 덕담으로 새해를 시작하고 싶다. 하지만 판에 박힌 인사나 할 정도로 상황이 여유롭지 못하다.

심상찮은 정도가 아니라 절박하다. 지난 연말 미국 증시는 식상한 미중 무역전쟁의 악재 외에도 해묵은 경기침체 시그널과 미국 정부의 셧다운에 제롬 파월 연준의장 므누신 재무장관의 해임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3대지수 모두 연중 최저치를 깨고 추락하기 시작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미국발 악재에 2만선이 붕괴되면서 엔화가 달러당 110엔대 초반으로 급등했는데 하루 하락폭이 무려 5%를 넘어서서 패닉상태 그자체였다. 닛케이지수가 2만선이 깨진 것은 2017년 9월이후 1년3개월만이다.

금과 엔화,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리는 글로벌 자산 엑소더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물론 다음날 미국의 소비지표가 양호하게 나타나고 재무장관인 므누신과 파월 연준 의장의 해임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새해 1월 벽두부터 미중 무역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발표되면서 미국발 안도 훈풍이 글로벌 증시에 한가닥 숨통을 터주긴 했지만 말이다.

그동안 우리가 몸서리쳤던 불확실성이라는 괴물은 새해에도 여전히 글로벌 경제와 수많은 투자자들을 끝없이 괴롭힐 전망이다.

엄청난 대미무역 흑자에 대한 문제제기로부터 시작된 미중간의 무역분쟁은 사실상의 패권전쟁으로 확대되면서 글로벌 경제와 주식시장에 보호무역의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했다.

트럼프는 고율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합의하고 사실상 휴전을 선언했지만 3월1일까지 합의가 도출되지 않으면 2천억달러 규모의 중국제품에 부과되는 관세의 세율을 현행 10%에서 25%로 인상하는 조치를 강행하는 등 추가관세를 집행하겠다고 중국에 경고했다.

이번 협상에서 극적인 타결로 갈등에 종지부를 찍을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결국 꼬인 매듭은 당사자들이 풀 수 밖에 없다.

사실상 판정승의 미국도 더 이상 시간을 끌면 충격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공식적으로는 결사항전의 강경론을 표명한 중국은 사실상 백기 투항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뜻밖의 조기 타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당사자들이 풀어야 하는 결자해지의 방향이 어떻게 흘러가느냐에서 수출의존국인 우리나라의 활로가 정해질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이제 국내로 눈을 돌려보자. 디지털경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공유경제(Shared Economy)는 유휴자산을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연결해서 효율성을 제고하는 거역할 수 없는 미래의 주력 산업이다.

카풀은 공유경제의 상징적인 서비스로서 이미 세계 주요국가에서 이를 채택하고 있으며 거부할 수 없는 도도한 시대적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카풀은 자가용 운전자가 출퇴근 시간대에 목적지가 같은 탑승객을 찾아 차에 태운 뒤 돈을 받는 서비스를 말한다. 자가용 승차 서비스로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이미 성업중인 우버는 한국에서 2013년 8월 시작됐지만 서울시와의 마찰과 택시업계의 반발로 1년반만에 서비스가 중단됐다.

지난해 말 카카오 카풀이 정식 출범했지만 택시 사업자들은 자신들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며 파업을 단행하는 과정에서 카풀 반대 택시기사가 분신 자살함으로써 카풀과 택시의 갈등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승차거부와 바가지요금, 고객서비스 개선이라는 자성(自省)은 뒷전이고 걸핏하면 파업과 시위를 일삼는 택시업계의 제 밥그릇 챙기기 등 집단이기주의에 국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언제까지 고객과 소비자를 볼모로 집단이기주의의 희생양을 자처할 것인가,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다양한 이익집단의 집단이기주의를 언제까지 이렇게 하염없이 보고만 있을 것인가.

자본주의의 공정한 시장경쟁에서 서비스의 질에 대한 평가는 고객과 승객이 하는 것이고 패하면 조용히 물러나거나 도태되어야 하는 것이 냉엄한 시장논리라고 배우지 않았는가. 이래서 봐주고 저래서 봐주고 불쌍하니 용서해주고 잘아니까 눈감아주고 하는 식의 이러한 원칙없는 포퓰리즘의 결말은 너무도 뻔하지 않겠는가.

여야 정치권이 카풀 시행 개선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등장한 기사 완전 월급제와 월급여 200만원 지급 등의 황당한 내용들은 무방비 상태로 벼랑끝으로 내몰린 자영업자들과 뜻있는 시민들의 분노를 자아내게 하고 있는데 형평성에서 어긋난 무책임한 선심성 포퓰리즘 정책들이 난무하고 있다.

이러한 마구잡이식 포퓰리즘의 한계는 집권 3년차를 맞는 현정권의 정책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고, 남이야 어찌되었건 나만 살고보자는 극단적인 이기주의로까지 표출되고 있다.

청년실업과 일자리 감소 내수경기 침체로 서민들의 체감경기가 급속히 악화되면서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다양한 이익집단의 이기적이고 배타적인 요구에 대해서도 여전히 속수무책이다.

어느 누구도 조금도 손해보지 않으려고 하는 집단이기주의가 갈수록팽배해지고 있다.

전방의 어느 부대 사단장은 GP 철조망을 잘라 여당 의원들에게 선물로 증정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알리고 있다. 무방비상태 기업들의 경영권을 노리는 듣도보도못한 행동주의 사모펀드로 갈곳잃은 시중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는 씁쓸한 소식도 들린다.

침묵하는 선량한 다수가 바보가 되는 그런 사회로 흘러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많은 국민들은 좌절하고 또 분개한다. 경직화되고 획일화된 정치와 사회 분위기 속에서 협치와 합의 즉 상생은 물 건너간 지 오래고 오직 반목과 대립이 성행하고 있다.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누가 주체가 되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찰과 반성이 먼저다.

이제 근거없는 무차별 뜬금없는 포퓰리즘과는 이별을 고해야 한다. 대다수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불편부당한 정책들이 철저한 사전검증과 합의를 거쳐 국민의 편에서 국민들을 위해 꼼꼼이 살펴서 사회 각분야에서 다양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2019년 기해년 우리 사회 희망의 키워드는 결자해지와 아듀 포퓰리즘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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