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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먼저인가(What is Top Priority)
무엇이 먼저인가(What is Top Priority)
  • 황윤석 논설위원
  • 승인 2018.11.26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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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윤석 논설위원

주식이 어렵다고들 한다. 복잡하다고도 한다. 주식은 비교적 심플(simple)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고(not complicated). 쌀 때 사서 비싸게 팔면 된다(Buy low and Sell high).

어떤 이는 이름하여 BLASH 법칙이라고도 한다. 그랬더니 그것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반문한다.

주식이 복잡한 것은 투자자 본인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적은 돈으로 순식간에 큰 돈을 벌겠다는 환상속에서 한방을 좇게 되면서 머리가 복잡해지고 인생이 복잡해진다.

이것도 사고 싶고, 저것도 사고 싶고, 이사람 말도 맞는 것 같고, 저사람 말도 맞는 것 같고 지금 수익은 성에 안차고, 당장의 더큰 수익을 좇다보니 리스크는 안중에도 없다.

중장기 투자는 팽개친 지 오래고, 어디 급등주 없나 하고 하이애나처럼 정글 속 한방의 대박주를 찾아나선다.

귀는 얇고 욕심은 하늘을 찌른다. 잃으면 남 탓이요, 벌면 다 내가 잘난 덕이다. 이제 내가 이만큼 됐으니 한방에 승부를 보겠다고 무리하게 스탁론을 쓰고 신용과 미수를 써서 올인(All-in)하는 순간까마득한 벼랑끝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초심을 잃는 순간 급전직하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마음이 급해져 점점더 깊은 구렁텅이로 빠지고 만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또 당연하다. 예상치 못한 일과 불의의 사고들이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어느 해외선물 전문가는 독백에서 “돈은 많이 벌었지만 나는 너무 기계처럼 살았다”고 후회한다. 길을 잘못 들면 쿨하게(cool) 실수를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주변의 도움을 청해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말리는 길을 고집피면서 혼자 독불장군식으로 간다면 그 결과는 보지 않아도 뻔하기 때문이다.

실체가 없는 테마주 급등주 하지 말라고 해도, 저가주 관리종목 동전주 쳐다보지 말라고 해도, 실적 엉망인 부실주, 적자기업은 건드리지 말라고 해도 막무가내다.

과거에 실패한 많은 선배투자자들의 사례와 증언이 시장에서 ‘징크스’로 남아 있고, 주식투자로 대박난 몇 안되는 재야 고수, 큰손 투자자들의 성공담이 ‘이정표’로 살아있는데도 말이다.

우리는 누구나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먼저 오늘 할 일을 떠올린다. 오늘 내가 해야할 수많은 일들 중에서도 분명 우선순위가 있다. 즉 무엇부터 먼저 해야 하는지 순서가 있다는 뜻이다.

나 한사람 개개인이 이럴진대 단체, 기업, 사회 등 집단, 나아가 국가는 더 이상 말해서 무엇하랴.

이제 한달 남짓 남은 2018년 글로벌 경제는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올해 배럴당 100불을 넘을 것이라던 국제유가는 연일 하락하면서 이제 50불이 위협받고 있다.

 

지난해 불꽃처럼 타올랐던 암호화폐는 연일 폭락하면서 올해 1월 고점을 찍고 올해들어 시가총액 기준으로 789조가 증발했다.

비트코인은 4천달러가 무너지는 폭락세가 지속되면서 버블 붕괴의 고전적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추수감사절과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 먼데이 등 작년대비 23% 매출이 급증하고 연말 대대적인 소비시즌의 개막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는 유가 폭락과 기술주 하락 등으로, 다우 25000, 나스닥 7000의 심리적 마지노선을 다시 이탈하면서 2010년이후 최악의 Black Friday 하락을 기록하는 등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증시의 폭락과 금, 구리 등 상품 가격의 하락 등 일련의 시그널은 그동안 많은 경제학자들이 경고해온 경기침체로 가는 불길한 징조일 수도 있다.

이 와중에 미국 FOMC회의에서 12월 금리인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는 실현여부와 관계없이 시장에 별 호재가 아닐지도 모른다.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 탄핵하지 않을 것이라던 민주당이 여론과 당내 사정을 감안해 탄핵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입장 변화는 분명 시장에 악재일 수밖에 없다.

11월말 G20 정상회담에서의 美中무역갈등 완화를 기대했던 실낱같은 희망은 지난 18일 APEC정상회담 펜스부통령과 시진핑주석의 가시돋친 설전으로 사실상 물 건너갔다.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한 공동조사사업이 UN으로부터 제재 면제를 인정받았다고 한다. 이것이 남북의 합의 인내와 한미간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이룩한 소중한 결실이며, 2022년 경의선을 타고 북경 동계올림픽 응원을 갈수도 있다는 것이 우리의 미래라는 것을 부인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그 꿈이 먼저가 아니라는 것이다. 당장 눈앞에 닥친 냉정한 현실이 먼저다.

북한산 석탄을 사주고, 쌀과 생필품을 보내고, 인삼 받은 답례로 서둘러 제주산 귤을 보내고, 금강산 관광을 다시 재개하고, 북한 도로와 철도를 건설해주고 다 좋은데 이 모든 것을 동시다발적으로 한꺼번에 모두다 할 수 없다면 그리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무엇이 먼저인지 무엇부터 할 것인지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피눈물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하고나서야 이제 썩고 고인물이 조금씩 새로운 물로 바뀌는 와중에 , 대표적인 고성장 시대의 Out-of-dated(구시대적인) 산업인 조선업과 함께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고도 노조협상과 해외수출 등 다중고로 악전고투중인 자동차산업에 대하여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는 상황 인식도 심히 걱정스럽기만 하다.

아울러 글로벌 정세가 급변하고 경제상황이 심상찮은 시점에 현 정부출범 2년차 소회와 2019년도 정책방향을 ‘호시우보(虎視牛步)’와 ‘우보만리(牛步萬里)’로 언급한 실세의 궤변은 알 수 없는 여유와 노골적인 자화자찬 마저 느낄 수 있어 어이가 없다.

 

미국 트럼프대통령의 바짓가랑이라도 붙잡아 세금 최대한 줄이고 더많은 수출쿼터를 얻어내야 하고중국 시진핑주석과 담판을 지어 중국수출 주력산업에 대한 제재를 풀어야하고 한한령 등 수많은 규제와 제재를 철폐하여 기업의 투자와 생산을 늘려야 하고 미국 일본과 같이 새로운 산업 투자를 끌어들여 일자리를 늘려서 국민들 서민들 어려운 삶을 살피는 것이 먼저다.

자고로 요순시대의 태평성세는 아니더라도 십팔사략에 나오는 것처럼 국민들을 등 따듯하고 배부르게 하는 함포고복(含哺鼓腹) 즉 걱정없이 편안히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최근 개봉한 영화 <국가부도의 날>에서 1997년 IMF를 재조명하듯이 아이러니컬하게도 역사는 반복된다.

이 작고 분단된 나라에서 다시는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무엇을 최우선적으로 해야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나는 절박한 투자자들에게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를 수없이 조언해왔다. 욕심 줄이고 수익 챙기고, 리스크 줄이라고. 그리고 수익으로 챙긴 돈은 따로 빼놓고 즐기고 만끽해보고 후회하지 말고, 시장이 안좋을때는 돈 빼고 쉬라고 한다.

그런데 대부분 투자자들은 듣지않다가 계좌가 망가져서 손을 쓸 수 없을 지경이 되어서야 다급하게 SOS를 보낸다.

안타깝게도 그때는 너무 늦다. 지금 우리는 무엇부터 해야 하는가. 최우선순위는 무엇인가(What is Top Priority) 내 인생에서, 이 나라에서, 우리 가족에게서-

매일 시비를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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