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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 조끼 입고 정치테마주 해야 산다?
방탄 조끼 입고 정치테마주 해야 산다?
  • 황윤석 논설위원
  • 승인 2018.11.05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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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윤석 논설위원

“레드 옥토버(Red October)” 구 소련 스파이 영화 제목 같지만 아니다. CNBC에서 10월 한달간 미국주식의 하락을 빗댄 패닉성 단어다.

우리나라는 붉은색이 상승을 의미하지만 미국은 반대로 하락의 상징이어서 본격적인 베어마켓(bear market-약세장)이 시작된 것이 아닌가하는 공포감의 발로이기도 하다.

다만 11월말의 G20정상회담과 11월6일의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가 시진핑과 전화통화를 하는 등 화해의 제스처가 나오면서 되돌림 반등이 강하게 나오자 wall street에서는 순식간에 다시 “리바운드 랠리(Rebound Rally-상승반전)”가 시작되었다고 호들갑을 떨고 있지만 하룻만에 다시 하락하는 등 시장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아직 아무것도 확정된 것이 없는 불확실성의 연장선상에 있기는 마찬가지다.

10월 한달간 다우지수는 –5.8%, 나스닥은 –8.3% 하락하면서, 잘나가던 美증시도 올 한해 상승률을 대부분 까먹고 겨우 연초대비 한자릿수 상승에 머물고 있다.

미국의 일방적인 승리로 싱겁게 끝날 줄 알았던 美中 무역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면서 그 파장이 여기저기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 수출이 전체의 25%를 넘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던 신흥국들의 충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그 불똥이 이제는 미국으로까지 옮겨붙고 있다.

승기를 잡은 트럼프가 중국 2000억불 추가관세에 이어 시 2600억불 관세검토로 압박을 가하자 중국은 오히려 위앤화 평가절하의 마지막 카드로 결사항전(?)의 전의를 불사르면서 그 쇼크와 후유증은 마침내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위앤화 평가절상을 통해 덤핑 공세의 중국이 연간 3700억불에 달하는 대미무역 수지 흑자를 심판(?)하려던 미국의 對中정책에 빨간 불이 커졌다.

게다가 최근 시총1조달러를 돌파한 애플이 3분기 실적발표이후 시간외거래에서 7%가 급락하는 등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애플에 이어 두 번째로 시총1조달러를 돌파한 아마존도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자 주가가 폭락하면서 1조클럽에서 탈락하는 등 미국을 대표하는 소위 FANG 등 기술주들의 주가하락이 심상치 않다.

한국의 10월은 훨씬 더 잔인했다. 코스피는 1월 한달간 –13%, 코스닥은 한술 더떠 –19% 하락하면서국내 주식시장에서 약 261조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지난 26일 삼성전자 시총이 263조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 증시에서 삼성전자 정도 하나가 사라진 셈이다.

 

코스닥은 G20과 홍콩 등 전세계 30여개 주요국 주가지수와 비교하여 하락폭 1위의 불명예를 차지했으며 코스피 3번째로 이름을 올렸는데 무역전쟁의 당사국인 미국 나스닥(-8.3%)과 중국 상해종합지수(-7.89%)보다 하락폭이 훨씬 컸다는 점에서 그저 망연자실할 뿐이다.

10월 한달간 외국인들은 코스피에서 3조9900억, 코스닥에서 6140억을 순매도하는 등 총4조6000여억워의 주식을 팔아치웠는데 이는 2013년 6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5조1284억원 매도이후 역대 최대규모의 자금이탈이다.

전체 증시 고객예탁금 25조의 40%에 달하는 10조의 신용융자자금이 시장 급락하면서 2조이상 급감했는데 그중 대부분은 담보부족으로 인한 반대매매 물량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과 25일 양일간 시장급락시 개인들은 코스피에서만 5400억원을 팔아치우는 패닉 셀(panic sell)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 금통위는 10월과 11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론에 흘리면서 여론 눈치보기를 하더니 결국 10월 금리를 동결하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 원달러 환율 급락, 증시 폭락에 속수무책으로 개인투자자들에게 그 고통을 넘긴 셈이 되었다.

금융위가 증시부양책의 일환으로 발표한 증시안정기금 5000억 투입 이후 연기금 등 기관은 오히려 주식을 팔아치워 빈축을 사기도 했으며 택도 없는 1회성 코끼리 비스켓이라는 비아냥은 물론, 국민연금 등 보다 중장기적인 증시자금 조성 대책을 마련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월가의 격언처럼 “ 5월에는 주식을 팔고 떠났다가 11월에 다시 주식을 사서 증시에 컴백(Sell in May, Buy in November)”해야하는지, 잦아드는 美中 무역분쟁으로 국내 증시가 바닥을 찍은 건지, 미국의 추수감사절, black Friday 등 본격적인 소비시즌이 시작되면서 지금 주식을 사도 되는 것인지 개인투자자들은 그저 혼란스럽기만 한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애플(Apple)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141억불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매출역시 전년동기 20% 증가한 나쁘지 않은 실적임에도 불구하고 아이폰 판매대수가 시장의 기대치인 4750만대에 못미치는 4690만대로 나타나자 주가는 급전직하했고 발끈한 애플이 4분기부터는 아이폰 판매대수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애널 분석까지 곁들여져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워렌 버핏이 샀으니 애플을 사야한다고 증권방송에 나와 목소리를 높이던 미국 주식 전문가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잘나가던 미국 증시의 고점 신호 전망이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한층 확산되고 있다.

“21세기 비틀즈”라고 외신이 격찬한 방탄소년단(BTS)과 현 정권 집권2년차임에도 부상중인 차기 대선주자 관련 정치테마주 만이 이러한 아사리판 국내 증시에서 가장 확실하게 생존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역설한 SNS 상의 어느 투자자의 발언을 여기 인용하면서 왠지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증시를 방어해야할 기관은 오히려 팔고 있거나 팔짱끼고 있고, 공매도 폐지 법안 운운하던 정부와 금융당국은 금리인상 실기(失機)와 정책부재로 속수무책인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살 길은 무엇인가에 대한 어쩌면 지극히 현실적인 대안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그저 허탈할 뿐이다.

아직 증시에 상장되지 않은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가 얼마다 또는 에스엠, JYP엔터, 와이지엔터 등 현재 K-POP을 대표하는 BIG3의 시총을 능가할 것이다라는 막연한 기대감과 루머에 현혹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또한 보수와 진보 진영의 차기 대선주자와 관련된 엉터리 인맥주들을 엮어서 급등락을 반복하는 그들만의 리그인 정치테마주에 무작정 뛰어드는 것 역시 매우 위험한 투자다.

국내외 경제와 증시 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럴 때일수록 냉철한 판단으로 리스크관리를 철저히 함으로써 투자원금을 지키고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급할수록 돌아가야 하듯이 훗날을 기야하는 현명한 투자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로 어지러운 시장의 우매한 투자전략을 맺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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