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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뜨면 터지는 부실·비리… 국민은행 왜 이러나
눈뜨면 터지는 부실·비리… 국민은행 왜 이러나
  • 김규철 기자
  • 승인 2013.11.25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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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이 사건ㆍ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24일 국민은행은 서울 여의도 본점의 A차장이 국민주택채권을 시장에 내다 파는 방법으로 90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A차장은 2009년부터 신탁기금본부에서 국민주택채권 업무를 담당해왔기 때문에 부동산 등기 때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하는 국민주택채권이 만기 후 5년 내 원리금을 찾아가지 않으면 국고로 귀속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이에 그는 이 채권의 소멸이 임박하자 채권을 컬러프린터로 위조한 후 친분이 있는 영업점 직원의 도움을 받아 현금화해 횡령했다. 

지난 20일 국민은행은 직원 제보를 통해 본부 차원의 조사에 착수, 이 같은 사실을 밝혀내고 관련자들을 사기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와 별도로 국민은행은 현재 일본 도쿄지점 1700억원대 불법대출 사건과 관련, 금융당국과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국민은행은 횡령 사고가 드러나자 사과문을 통해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등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대형사고가 터질 때까지 직원의 잘못을 방관하는 등 윤리 의식이 투철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회피는 면키 어렵게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부 통제시스템이 잘 돼 있어도 시스템을 운용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며 “국민은행의 잇단 사고는 문제 있는 직원을 방치한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특히 관리 감독이 어려운 해외지점에 특혜성 인사를 지속한 결과”라며 “직원들에 대한 세밀한 평가 없이 보상 측면에서 해외 발령을 내는 관행이 존재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보상 및 특혜 인사로 내부조직 장악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최근 행장 교체 등으로 경영진과 실무진의 업무 공백이 발생하자 그동안 묵혀왔던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국민은행은 잇단 해외 영업망 비리 의혹이 계속 불거짐에 따라 현 경영진이나 해당 은행에 악영향을 끼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연이어 터지고 있는 문제들 모두 ‘전 경영진에서 일어난 일’이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현 경영진의 조직 장악 등과 관련한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건호 국민은행장과 이사회는 최근 불거진 베이징지점 인사 파문과 BCC 부실 의혹을 사전에 실무진에게서 보고조차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연이어 터지고 있는 각종 문제에 대해 행장이 보고받지 못해 모르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밝히며 “은행 예금에 몇 만원만 차이가 나도 큰 문제인데 환급액 계산이 수십억원이나 틀렸다는 건 정상적인 은행으로 보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이 국민은행의 허위 보고에 격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은행은 부당이자를 돌려주라는 금감원의 지도를 받고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국민은행 담당 직원이 명예퇴직하면서 인수인계가 전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금융당국은 내부통제 자체가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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